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의 미국과 거래가 많은 캐나다, 멕시코, 중국, 일본, 한국 등 무역파트너의 대미 수출이 불리해지고 이들 국가의 통화가치가 떨어진다.
대규모 관세부과로 미국의 수입 물가가 올라가면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에 제동이 걸려 통화정책에 불확실성이 커질 전망이다.
23일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국제 금값은 이날 오전 11시23분 기준 2752.80달러(약 380만원)를 넘기면서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금값은 1년 전에 온스 당 2000달러 미만이었던 때와 비교하면 약 40% 치솟았다.
연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리는 '빅컷'을 단행했고 다음달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내비쳤다. 글로벌 중앙은행이 통화 완화정책을 펼치는 가운데 트럼프의 공약은 연준의 기준금리 결정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다.
트럼프 vs 해리스 지지율 '엎치락뒤치락'… "3000달러 간다"
로이터 통신과 여론조사 전문기관 입소스가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미국 전역에서 성인 4129명(등록 유권자 348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해리스 부통령은 46%의 지지율을 기록, 43%의 지지를 받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3% 포인트 앞섰다. 두 기관이 지난주 발표한 조사 결과 해리스 45%, 트럼프 42%와 비슷한 흐름이다.
미국 대선의 여론전은 트럼프의 승기를 잡았다.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해리스' 맞대결 성사 이후 처음으로 자사 예측 모델에서 트럼프의 승리 확률이 해리스를 제쳤다고 밝혔다.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오는 11월 대선 승리확률은 이날 현재 54%로, 일주일 전보다 6% 포인트 급상승했다.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공격적인 매입 움직임도 금값을 자극한다. 각국 중앙은행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2022년부터 금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 세계금협회에 따르면 중앙은행들은 올해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한 483톤의 금을 매입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내년 초 금값이 트라이온스당 2700달러에 달한 것으로 예상했다. ING는 올해 4분기 금값을 2580달러로 제시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향후 1년~1년 6개월 새 트라이온스당 3000달러까지 뛸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뱅킹 잔액 7000억원 돌파… "분산 투자 추천"
금융권에선 금 예금 통장에 돈이 몰리고 있다. 금값이 '역사적 고점'이라는 평가가 무색하게 지속해서 오르자 안전하게 금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골드뱅킹에 몰리는 추세다.
금 예금 통장의 가장 큰 장점은 실물 거래 없이 소액으로도 편리하게 투자가 가능한 점이다. 예금이나 적금을 입출금하는 것처럼 해당 시점의 금 가격을 기준으로 산정해 재테크를 잘 모르는 투자자도 소액으로 금에 투자할 수 있다.
골드뱅킹 잔액은 지난 2월 5146억원에 머물렀으나 7월 6000억원을 돌파했고 이달 들어선 7000억원을 넘어섰다. 금 통장을 취급하는 국내 3개 은행의 지난 21일 기준 골드뱅킹 계좌 수는 26만5602좌로 지난해 말(25만945좌) 대비 5.84% 증가했다.
금융 전문가들은 '자산분배' 차원에서 금 투자에 접근할 것을 추천한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 이스라엘-이란, 우크라이나-러시아 등 세계정세 흐름에 금값 그래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강동희 신한PWM강남센터 PB팀장은 "올해도 중앙은행의 금 수요는 지속될 것으로 보고 이러한 수요는 금 가격의 지지선이 될 것"이라며 "투자 포트폴리오에 금 자산을 넣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김현섭 KB국민은행 한남PB센터장은 "6개월~1년을 보고 사기보단 3~5년 등 장기적으로 올라가는 자산이라 생각하고 분산하는 차원에서 금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