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에 의하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비 규모는 다른 선진국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투자 대비 수익률은 크게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데이터에 따르면 2022년 OECD 회원국 전체의 연구개발비는 2007년 대비 60% 증가했다. 이는 주로 미국, 유럽, 한국이 주도한 결과로 해석된다.
세계 최대 R&D 투자국인 미국은 2022년 7615억 달러(약 110조엔)를 투자했으며, 이는 2007년 대비 80%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한국은 3배, OECD 비회원국인 중국은 5배 가량 투자를 늘렸다. 반면 일본의 증가율은 7.7%에 그쳤다.
GDP 대비 연구개발 투자 비율은 일본이 매년 3%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체 경제 성장이 정체되고, 절대적인 투자액이 증가하지 않으며, 투자 수익으로 연결되는 효율성이 낮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OECD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일본 기업의 '투자 효율'은 1990년 주요국 중 최고 수준이었던 75배에서 2021년 약 30배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다른 국가들도 하락세를 보였지만 프랑스는 약 50배, 미국과 독일은 약 40배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일본의 하락폭이 두드러진다.
지난 2022년 세계 R&D 투자 순위에서는 알파벳, 메타 등 미국의 테크 기업들이 상위권을 차지했으며 중국의 화웨이도 5위에 올랐다.
10년 전 폭스바겐, 삼성전자 (KS:005930)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본 기업들의 경우 도요타 자동차나 혼다 등 주요 기업들의 순위는 10년 전과 크게 변화가 없었다.
미국과 일본 기업을 비교한 연구에 따르면 일본 기업들은 10년 전과 기술적으로 유사한 연구개발을 지속하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설립 35년차 일본 기업의 연구개발 근사성이 설립 85년차 미국 기업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점은 일본 기업의 경직성을 보여준다.
문부과학성의 조사 결과 일본 기업의 연구개발 중 약 75%가 기존 사업을 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운수·우편(84.6%), 금융·보험(84.0%), 자동차·부품(80.7%) 등의 분야에서 이 비율이 80%를 초과해 기존 제품과 서비스 개선에 치중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분석됐다.
일본의 연구개발은 대기업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2021년 OECD 통계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직원 500명 이상 기업의 지출이 전체 연구개발비의 90%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60~80% 수준인 미국과 유럽 국가들보다 높은 수치다.
해외에서는 스타트업이 기술 혁신의 주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2021년까지 6년간 스타트업 자금 조달액을 비교하면 미국과 일본 사이에 40배의 차이가 있었다. 일본에서도 유망한 신생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으나, 인재와 기술, 자금이 풍부한 대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투자 효율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