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자동차업계와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싱가포르에 혁신 거점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를 설립한 이후 현지 시장에서 자동차 판매가 늘었다.
싱가포르 국토교통청(Land Transport Authority) 집계를 보면 현대차·기아의 올해 상반기(1~6월) 신차등록대수(1557대)는 지난해 같은 기간(756대)와 비교해 106%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969대를 판매한 테슬라에 크게 앞서는 기록이다. 현대차는 신차등록대수가 지난해 상반기(333대)보다 182.6% 늘어난 941대로 집계됐다.
싱가포르에선 차량취득권리증(COE)을 구입해야만 신차를 살 수 있다. COE는 한달에 두차례 열리는 경매 시장에서만 사고 팔 수 있는데 1600cc 이상 자동차는 10만싱가포르달러(약 1억1300만원) 안팎에 거래된다. 등록세, 도로 이용세 등 각종 세금을 내야 차를 살 수 있다.
반면 친환경차에는 정부의 전폭적 지원이 이어진다. 싱가포르 정부는 2040년까지 모든 자동차를 전기차, 수소전기차,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경유(디젤)를 사용하는 공영 버스 6000대 가운데 절반을 전기버스로 교체할 계획이다. 내년 1월부터는 디젤차, 디젤택시의 신규 등록을 중단한다.
기아는 올해 1월 전기SUV EV9을 현지 출시했고 친환경 SUV 니로 전기차(EV)도 판매 중이다. 두 달 전인 올해 8월에는 카니발 하이브리드를 출시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싱가포르에서 단순히 차를 파는데 그치지 않고 현지에서 충전 사업자 17곳과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등 전기차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에도 힘을 쏟고 있다"며 "싱가포르의 탄소중립 정책에 발맞춰 현지 시장에서 '친환경 자동차 메이커'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