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 - ▲ 김병환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5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자산운용업계 간담회에 참석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서승리 기자 |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자산운용업계에 “상장지수펀드(ETF) 베끼기, 형식적 의결권 행사 등 단기적 수익 추구에 치중하느라 장기적인 기업가치 제고 노력에는 소홀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5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자산운용업권 간담회에서 “자본시장 밸류업을 위해 자산운용업계가 자산관리자이자 자본시장의 주요한 투자자로서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해 달라”며 이같이 언급했다.
이날 김병환 위원장은 서유석 금투협회장 및 국내 10곳의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자산운용시장의 건전성과 자본시장 선진화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김 위원장은 “국내 자산운용 시장이 급격히 성장했으나, 선진국과 비교하면 간접투자의 비중이 크게 낮은 수준”이라며 “국내 자산운용업이 투자자들의 기대에 충분히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동시에 업계가 해야할 일이 많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생애주기별 자산관리에 힘써달라고 주문하며 연금상품 개발에 힘써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국민 노후 대비 및 생애주기별 자산관리를 위한 자산운용업계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TDF(Target Date Fund) 위주의 펀드 투자가 이뤄지는 해외 사적연금시장을 볼때, 우리 사적연금시장의 발전도 운용사 역량에 달려있으며 운용업계가 안정적 장기 투자형 연금상품 개발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어제 연금 개혁 추진 계획을 발표한 만큼, 국민연금뿐 아니라 퇴직·개인연금도 함께 혁신할 계획”이라며 “금융위도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일임형 퇴직연금 샌드박스와 퇴직연금 갈아타기 시스템 구축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자산운용시장의 건전성과 관련해 특정 상품에 대한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언급도 이어졌다.
김병환 위원장은 “특정 자산·상품에 대한 쏠림현상이 자산운용업계에도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자산이 편중되고 시장 동조화가 심화할 경우 금융안정이 저해되고 외부 충격 발생 시 투자자 보호 및 금융회사 건전성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적인 성장 외에도 질적 성장을 통한 건전성이 필요하다”며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혁신기술을 활용해 독창적이고 특화된 상품을 만들고 투자시장의 저변을 넓히는 노력을 기울여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간담회에 참석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들은 국민 자산형성 및 자본시장 선진화에 힘쓰겠다고 답하며 건의 사항도 전달했다. 특히, 밸류업 기업과 밸류업 지수에 투자하는 관련 펀드를 조속하게 출시하는 등 정부의 밸류업 정책에 적극 동참한다는 의사도 전했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은 “최근 외부 요인으로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인 우리나라 주식시장을 볼 때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는 기관투자자로서 공모펀드의 역할이 매우 미약하다”며 “펀드가 자본시장의 든든한 기반이 될 수 있도록 업계와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