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이하 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지난 29일 엔비디아는 전 거래일 대비 8.02달러(6.38%) 내린 117.59에 거래를 종료했다. 엔비디아는 지난 28일에도 2.10% 내린 125.61달러에 장을 마친 바 있다. 2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엔비디아는 120달러선이 붕괴됐다.
엔비디아의 올해 2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300억4000만달러(40조1214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22% 증가했다. 주당순이익은 0.68달러(908원)를 기록했다. 당초 시장에서 예상했던 엔비디아의 실적은 매출액 287억달러(38조3317억원), 주당순이익 0.64달러(855원)였다.
그러나 이 같은 호실적에도 엔비디아 (NASDAQ:NVDA)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AI(인공지능) 열풍이 최고치에 이르렀다는 AI 고점론과 엔비디아 거품론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블랙웰은 엔비디아의 주력 상품인 AI반도체칩 H100의 후속작이다. GPU(그래픽처리장치) 2개와 HBM3E(5세대 고대역폭메모리) 8개를 결합한 블랙웰은 '괴물칩' 이라고 불리며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엔비디아는 올해 3분기 중 블랙웰을 출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달 초 블랙웰에 결함이 발생했다는 외신보도가 나오며 블랙웰의 생산이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엔비디아는 실적발표회에서 "포토마스크에 문제가 있었지만 해결됐다"며 결함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본격적인 출하는 11월 이후 시작된다며 블랙웰 출하가 당초보다 늦어진 것도 밝혔다.
블랙웰의 판매 실적과 생산 지연에 대해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가 정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은 것도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웠다. 실적발표회에서 블랙웰의 올해 4분기 예상 판매 실적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를 요구하자 황 CEO는 "수십억달러 수준이고 내년 1·2분기에는 더 늘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엔비디아에 대해 아직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직 AI의 고점은 오지 않았으며 지속적인 칩 수요와 함께 엔비디아의 실적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아울러 현재의 주가는 투자자들의 지나친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제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올해 2분기 실적은 예상치를 상회했지만 매출성장률 둔화와 신제품 생산 지연에 따른 이익 훼손 우려 등으로 주가가 급락했다"며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가 너무 높았던 점도 주가 하락세를 부추겼다"고 했다.
강 연구원은 "여전히 시장에서 AI 제품 수요가 강하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며 "올해 4분기에는 블랙웰의 매출도 더해진다"고 했다. 이어 "기존 컨센서스를 보고 단기 투자자들의 실적 불안으로 주가 조정이 나올 수 있지만 향후 컨센서스 상향과 함께 주가가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 고점론에 대한 시장의 우려도 해소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오는 9월 대만에서는 글로벌 반도체 업체 행사인 '세미콘 타이완'이 진행될 예정"이라며 "여기에는 TSMC, 삼성, 하이닉스, 엔비디아, AMD 등 주요 반도체 인사들이 참여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아직 공식화되지 않았지만 젠슨 황 엔비디아 CEO도 참석해 기술 설명을 진행할 가능성 높다"며 "시장의 우려를 해소해 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