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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人터뷰] ②다이아몬드 계급장 달고 태어난 재벌 총수 자녀들을 보는 시선

입력: 2024- 08- 26- 오후 11:20
[원더人터뷰] ②다이아몬드 계급장 달고 태어난 재벌 총수 자녀들을 보는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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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에서 인포스탁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박상인 교수의 모습. 사진=박상철 기자

[인포스탁데일리=김근화 기자] 대기업 총수들의 자녀, 손자들은 이른바 '주식 금수저'로 불린다. 수 천, 수 만에 달하는 대량 주식을 입에 물고 태어나면서 일반인들과는 달리 '다이아몬드' 계급장을 달고 그 출발을 알리기 일쑤다. 그 과정에서 주식 가치를 부풀려 증여에 유리하게 하기 위한 기업의 꼼수가 상대적 박탈감은 물론 부러움을 넘어 청년들의 의지를 꺾어 버리는 일이 어제오늘 일인가. 법적으로 문제될 게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기업 오너들의 행태에 적잖은 실망과 함께 자괴감이 드는 것은 왜 일까.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재벌개혁위원장직을 맡고 있는 박상인 서울대 교수는 "사회 역동성을 다 죽이는 꼴"이라고 지적한다. '재벌 개혁' 선봉에 서있는 박 교수는 최근 와의 인터뷰에서 계급화로 인한 경제력 집중이 사회 활력을 떨어뜨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재벌들은 경영권 세습을 위해 자식들에게 회사 지분을 증여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곽재선 KG그룹 회장은 태어난지 두 달도 채 안된 쌍둥이 손주들에게 KG케미칼(001390) 1만6000주씩 증여했다. 주당 매수 가격을 고려했을 때 매입 자금은 각각 7617만원, 7541만원이 증여를 위해 조달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LS그룹도 증여 당시 7살이였던 미성년자에게 당시 종가 기준 6억원을 훌쩍 넘는 주식을 증여한 바 있다. 허용수 GS에너지 사장의 자녀들은 미성년자 때 이미 715억원을, 이해욱 대림그룹 회장 자녀들도 성인이 되기도 전에 20억원이 넘는 가치를 보유한 주식을 소유하고 있었다.

박 교수는 "현금이 아닌 주식을 증여한 다음 일감 몰아주기 등을 통해 주식 가치를 확 올려서 증여하기 위한 것"이라며 "회사를 키우는 과정에서 다른 기업의 소수 주주들의 돈을 뺏어서 증여하는 형식의 사익 편취 행위를 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감 몰아주기는 기업이 자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면서 기업가치를 상승시키기 위한 것으로, 다른 기업의 공정한 사업기회를 빼앗게 된다.

그는 이어 "재능은 세습이 되지 않는다. 어릴 때부터 계속 좋은 교육을 받았으면 아이디얼한 세상이 돼야 하는데 역사적으로 그런 적이 한 번도 없다"며 "재벌 자녀들은 열심히 공부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방탕한 생활을 하고 그러면서 나라가 망하는 일들이 벌어지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정부에서는 오히려 상속세 최고세율을 50%에서 40%로 인하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박교수는 "기업의 세습만 더 용이하게 만드는 꼴"이라며 비판했다. 그는 "총수 일가가 상속세를 깎아준다고 사익 편취를 안하겠느냐 오히려 더 한다"라며 "이는 경제를 오히려 죽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생산적인 기업이 시장에 들어오면서 경제가 성장하게 되는데 부모가 자기 자식한테 기업을 물려주기 위해 이거 막고, 저거 막으면서 새로운 도전 기업이 시장에 들어오지못하도록 진입 장벽을 쌓게 된다"며 시장경제에 상속으로 인한 계급화가 독이 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이어 "경제적인 자원을 소수의 재벌들이 컨트롤하기 시작하면 그걸 활용해 사회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것이 경제력 집중력의 폐해"라며 "그렇게 되면 민주주의와 시장 경제가 작동되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그는 금수저, 흙수저 등 이른바 수저계급론이 만연한 사회에서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것들을 받아들이고 부러워만 할 것이 아니라 이를 바꿔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박 교수와의 일문 일답.

Q. 미성년자 자녀 주식양도가 야기할 수 있는 문제는

A. 상속 기업의 주식을 미리 양도해 회사 일감 몰아주기 등으로 주식 가치를 올려서 증여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다른 기업의 소수 주주들의 돈을 뺏어서 주는 형식으로 사익 편취를 통해 기업을 키우게 된다. 세습을 용이하게 해준다는 것은 기업에 대한 진입 장벽을 더 쌓는 것이다. 자식이나 손주한테 회사를 물려주기 위해 이거 막고, 저거 막으면 새로운 도전 기업이 시장에 들어오지 못한다. 이는 경제를 오히려 죽이고 사회의 역동성을 떨어뜨리게 된다.

Q. 기업 측에서는 법적으로 문제없는 증여라는 입장인데

A. 세습으로 인해 경제적인 자원을 소수가 지속적으로 컨트롤하면서 사회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경제력 집중의 폐해다. 그렇게 되면 민주주의가 작동되지 않아 시장 경제도 작동이 되지 않는다. 민주주의나 시장 경제는 다원주의에 기초하는데 경제력 집중이 일어난다는 것은 다원주의가 없어지는 것이다. 기득권을 자자손손 잘 살게 하는 것은 경제 활성화에 정반대되는 일이다.

Q. 세습 경영이 전문 경영보다 효율적인가

A. 재능은 세습이 되지 않는다. 어릴 때부터 좋은 교육을 받고 그걸 계속 이어받았으면 아이디얼한 세상이 돼야 하는데 역사적으로 그런 적이 한 번도 없다. 재벌 3세, 4세들은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방탕한 생활을 하고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나라가 망하는 일들이 벌어지는 것이다.

Q. 정부에서 상속세 과도하다며 인하 추진중인데

A. 총수 일가가 상속세 깎아준다고 사익 편취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한다. 정부에서는 과도한 상속세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야기한다고 하는데 이는 전혀 상관이 없다. 상속세를 깎아주면 오히려 세습을 더 용이하게 해주는 격이다. 기업이 잘돼야 나라가 잘된다고 생각하는데 기업의 역사가 오래됐다고 나라가 잘되는 것이 아니다. 미국과 전세계 데이터를 보더라도 기존 기업이 새로운 기업들이 들어와서 대체되는 나라가 더 많이 성장한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생산적인 기업이 들어오면서 성장하는 것이다. 상속세를 완화시켜주면 재벌들이 세습을 더 쉽게 하게 되는데 이는 사익 편취가 일어날 요인이 커지게 만드는 것이다.

Q. 우리가 앞으로 취해야 할 자세는

A. 한때 금수저, 흙수저 이야기가 나왔지만 이제는 그런 이야기도 하지 않고, 이러한 사회를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넘어서 그냥 받아들이고 부러워하기 시작했다. 이러면 사회가 피폐화되고 희망이 없어지는 것인데 우리 사회가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가 이러한 상황을 그냥 받아들여서는 안된다.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것들을 받아들이고 부럽다고만 할 것이 아니라 바꿔나가야지 희망이 있는 것이다.

김근화 기자 srmsgh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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