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 - ▲ 미국 뉴욕의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모니터를 보며 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서승리 기자 | 경기침체 우려 등 미국 증시가 변동성이 확대된 모습을 보이며 서학개미들이 보유 주식을 매도하고 분산투자에 나섰다. 빅테크 기업들의 AI 관련 투자가 지속될 것이라는 증권가의 전망 등에 기술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수요가 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8일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순매도 규모는 2억1616만달러(약 2957억원)로 집계됐다.
불과 한 주 전만 해도 미국 주식을 4억5923만달러(약 6283억원) 순매수 했으나, 지난 한 주 미국 주가가 급락하며 매도세로 돌아선 것이다. 실제로 미국 증시를 대표하는 3대 지수인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S&P500’, ‘나스닥종합지수’는 각각 2.23%, 2.34%, 3.11% 하락했다.
다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투자자들의 수요는 기술주로 구성된 관련 ETF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수요가 몰린 상품은 미국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불 3X ETF(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 SHS ETF)’로, 4억2887억만달러(약 5866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해당 ETF는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3배 추종한다.
이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 지수의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스 울트라프로 QQQ (NASDAQ:QQQ) ETF(PROSHARES ULTRAPRO QQQ ETF)’가 뒤를 이었으며, 나스닥100 지수를 1배로 추종하는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 SRS 1 ETF(INVESCO QQQ TRUST SRS 1 ETF)’가 4위를 기록했다.
해당 ETF의 순매수 금액은 각각 6273만9777달러(약 858억원), 2955만636달러(약 404억원)에 달했다.
이를 두고 증권가에서는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실질적인 투자 대비 수익이 저조하다는 이른바 ‘AI버블론’으로 인해 기술주를 중심으로 급락세가 나타났으나, 향후 빅테크기업들이 AI투자를 지속할 것이라는 점, 저점 매수에 대한 수요 등이 몰린 결과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의진 흥국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경쟁적인 (기업들의) AI 투자는 지속되고 있다. 수익화에 대한 의문점이 존재하나 올해 본격적이고 높은 레벨의 투자가 시작된 만큼 수익화를 기대하기엔 이르다”면서도 “기업들은 아직은 선제적 투자를 할 구간”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 증시와 함께 국내 증시도 높은 변동성을 나타내며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은 파킹형 ETF 등에 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지난 1주간 순자금유입이 가장 많았던 상품은 ‘KODEX 레버리지’로 나타났다. 이어 ‘KODEX 코스닥 150 레버리지’와 ‘KODEX CD금리 액티브(합성)’가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파킹형 ETF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혹은 ‘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 ‘미국무위험지표금리(SOFR)’ 등의 기초지수의 단기금리를 복리로 계산해 이자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최근 같이 시장의 변동성이 높은 환경에서 상대적으로 단기간에 안정적인 투자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까지 발표되는 경제지표에 따라 증시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며 “단기적 계단식 상승 패턴이 예상되므로 짧은 매매 전략이 유효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