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 -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서승리 기자 | 글로벌 투자은행(IB) 10곳이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작 시점이 올해 9월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9일 한국은행의 뉴욕사무소는 ‘최근의 미국경제 상황과 평가’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의견이 지난달 31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이같이 모아졌다고 전했다.
지난 2023년 7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이후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 투자은행들의 전망이 모두 일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사실상 9월 금리인하가 기정사실화됐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구체적으로 바클레이즈, 씨티,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JP모건, 노무라, 웰스파고, TD 등 7곳의 투자은행들은 이미 지난달부터 금리인하 시점이 9월이 될 것이라고 전망해왔다. 또한 뱅크오브아메리카와 도이치뱅크도 이달 보고서를 통해 인하 시점을 12월에서 9월로 앞당겼다.
연내 금리 인하 폭에 대한 전망치도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은행 10곳의 전망치 평균값은 지난달 0.50%p 수준에도 못 미쳤으나, 이달 0.75%p를 넘어선 것이다.
먼저 바클레이즈, 뱅크오브아메리카 (NYSE:BAC) 등은 0.25%p에서 0.50%p로 전망치를 수정했다. 도이치뱅크의 경우 0.25%p에서 0.75%p로, JP모건은 0.25%p에서 1.25%p로 상향 조정했다.
또한 골드만삭스, 노무라, TD 등은 0.50%p에서 0.75%p로 상향조정했으며, 씨티는 0.75%p에서 1.25%p로 전망치를 수정했다. 웰스파고와 모건스탠리는 각각 0.50%p, 0.75%p를 유지했다.
특히, 1.25%p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치는 올해 남아있는 미국 연준의 금리 결정이 9월, 11월, 12월 총 세 차례 남아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최소 한 차례 이상의 ‘빅컷’(0.50%p 이상의 금리 인하)이 있다는 것을 전제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편, 미국의 고용지표 부진 등으로 경기침체 우려와 주가지수 폭락이 나타나며 연준의 통화정책 피벗 시점이 너무 늦었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나오는 가운데 국내 국책연구기관에서도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시점이 늦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지난 8일 ‘2024년 경제전망 수정’을 통해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5%로 하향 조정했다. 앞서 지난 5월 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2.6%로 상향 조정한데 이어 석달만에 전망치를 낮춘 것이다. 아울러 올해 민간 소비도 기존 전망인 1.8%보다 낮은 1.5%로 수정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경기와 물가 상황에 맞춰 금리가 조정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금리 인하가 생각보다 더 지연되는 상황”이라며 “2분기에 고금리의 부정적 영향이 강했던 측면도 종합적으로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5월 전망 때 이미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조정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는데 그 시점은 이미 지났다”며 “8월에 금융통화위원회가 있어 그때도 충분히 (금리인하)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