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 - ▲ 8일 서울시 송파구에 위치한 가락시장에 과일들이 진열돼 있다. 사진=투데이코리아
투데이코리아=김유진·이기봉 기자 | “사과는 원래 12개씩 팔았는데, 지금은 9개씩 묶어서 팔고 있다. 물량이 너무 없어서 팔 수 있는 것도 없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가락시장에서 과일을 판매하고 있는 A씨는 8일 와의 만남에서 이같이 토로했다.
서울은 지난달 24일 오전 10시를 기해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이후 같은 달 31일 오전 10시를 기해 폭염경보로 변경되며 불볕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경남과 전남 등 남부 지방에서도 20일째 폭염 경보가 이어지고 있고, 이달 3일에는 경남 양산 기온이 39.3도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러한 폭염이 이어지면서 농작물 피해도 커지고 있다.
국내 주요 고랭지 배추 산지 중 한 곳으로 꼽히는 강원 태백시의 경우 기상 관측 이래 40년 만에 최고 기온을 기록했고, 일부 산지의 경우 고온다습한 날씨로 인해 배추 무름병 등 병충해까지 확산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도 여름배추 생산량을 전년 대비 7.2% 감소한 34만톤으로 관측하면서 도매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달 7일 기준 배추(상품) 소매가격은 한 포기에 5515원으로, 평년과 비교할 시 9.9% 가량 높은 상황이다.
가락시장에서 채소를 판매하고 있는 B씨도 “입추는 이미 지났는데 더위는 끝날 기미가 안보인다”며 “채소가 다들 시들시들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오이나 애호박 물가가 오른 것도 걱정이 많지만, 배추도 걱정”이라며 “이번 폭염으로 가을부터 공급되는 고랭지 배추의 가격이 엄청나게 오를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부연했다.
또한 사과와 배 등 과일류도 최근까지 높은 가격대를 보였다가 하락하는 추세로 돌아섰지만, 현장에서는 판매할 물량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본지가 만난 A씨는 “사과가 거의 한 개당 1100원 꼴이라 사람들이 엄두도 못 내는 것 같다”며 “물량이 너무 없어서 팔고 싶어도 팔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모양새가 좋은 과일은 사람들이 추석 선물로 비싼 돈을 줘서라도 사가는데 상품성이 떨어지는 건 안 사간다”며 “안 팔린 과일들 처리하는 것도 일이다”고 밝혔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작물 작황 변동 폭이 상승할 것을 대비해 농산물 수급 안정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농식품부는 배추 수급의 안정을 위해 현재 일 250톤 수준으로 공급하고 있는 배추 방출량을 이달 중순 필요 시 일 최대 400톤까지 60% 확대 공급할 계획이다.
또한 병해충 확산을 막기 위해 늘어난 방제 횟수에 발 맞춰 농협에 약제 할인 공급을 지속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
이와 함께 생육관리협의체를 통해 방제 및 기술지도 등을 지원하고, 수급점검회의를 개최해 생육 및 물가상황 등을 지속 모너터링할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추석을 대비해 성수품 수급안정 방안을 마련해 평소보다 많은 양을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라며 “기후변화에 대응한 원예농산물 생산·수급안정 대책을 연말까지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