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 침체 불안감으로 뉴욕 증시가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서학개미들은 저가매수에 나선 움직임이다. 특히 ETF(상장지수펀드)를 중심으로 '줍줍'에 나섰다.
9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이달 들어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 상위 5개 종목은 인텔 (NASDAQ:INTC)(4위)을 제외하고 일제히 ETF가 차지했다. 1위는 '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 SHS'(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불 3X 에스에이치에스) ETF로 총 4억6829만달러(6448억원)를 순매수했다.
해당 ETF는 반도체 종목들의 모임인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하루 변동 폭을 3배 따라가는 레버리지 ETF다. 지수가 1% 오르면 레버리지는 3%로 오르고 지수가 1% 떨어지면 레버리지는 3% 하락하는 고위험·고수익 상품이다
2위는 'ProShares UltraPro QQQ (NASDAQ:TQQQ)'(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NASDAQ:QQQ) ETF로 총 8477만달러(1167억원)을 순매수했다. 해당 ETF는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 지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상품이다.
서학개미들의 '원픽' 종목인 엔비디아와 테슬라에 대한 관심도 드러났다. 3위는 'GraniteShares 2x Long NVDA Daily ETF (NASDAQ:NVDL)'(그래니츠 셰어 2.0X 롱 엔비디아 (NASDAQ:NVDA) 데일리) ETF로 엔비디아 주가에 2배 연동하는 상품이다. 서학개미들은 해당 상품을 총 6477만달러(890억원) 순매수했다.
5위는 Direxion Daily TSLA Bull 2X Shares (NASDAQ:TSLL)(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NASDAQ:TSLA) 불 2X 셰어즈)로 테슬라 주가에 두배 연동하는 상품이다. 총 4879만달러(671억4968만원) 사들였다.
최근 미국 주식시장은 그간의 상승세를 일부 반납하며 주가가 조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지난 7일(현지시각) 기준 다우존스30 지수는 이달 들어 5.09% 하락했다. 같은 기간 S&P(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는 5.84% 떨어졌다. 나스닥은 7.97% 급락했다.
그러나 이같은 조정장에도 서학개미들은 향후 시장 반등을 기대하며 저가매수에 나선 모양새다. 특히 분산투자와 장기투자에 유용한 ETF를 중심으로 투심이 몰리고 있다. 아울러 지수를 2배 또는 3배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를 집중적으로 사들이며 과감한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투자에 나선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도 향후 미국 증시의 반등 모멘텀은 남아있다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와 함께 11월 미국 대선 결과가 나오며 미국 증시는 다시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강남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는 경기 둔화 시그널을 확대 해석한 것"이라며 "경기침체 우려가 해소되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되돌려질 것"이라고 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미국 증시 하락은 정상을 향해 올라가는 도중 차오른 숨을 고르는 시기"라며 "금리 인하와 함께 상승 추세에 수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미국 대선 이전까지의 증시 변동성 확대는 비중 확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