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 - ▲ 지난 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서승리 기자 | 미국발 경기 침체 우려로 국내외 주식시장이 급락세를 보이는 등 위험 자산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이 금리형 상장지수펀드(ETF)와 채권형 ETF로 모여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수익률이 높지는 않지만 상대적으로 안전한 금리형 상품과 채권으로 수요가 몰리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상대적인 안전 자산으로 평가 받는 금 현물에 투자하는 ETF에도 수요가 몰리는 등 위험 회피를 위한 투자자들의 분주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국내 증시의 투자예탁금은 53조867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1일과 비교해 4조4426억원이 감소한 것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원금 손실에 대한 위험성이 낮은 금리형 ETF에 자금이 몰리는 상황이다.
코스콤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주 ‘KODEX 1년양도성예금증서+액티브(합성) (KS:481050)’ 상품으로 1010억원이 순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금액은 지난주 ETF 상품 중 자금 순유입 2위를 기록했다.
해당 상품은 CD금리와 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를 기초자산을 추종하는 금리연계형 ETF로, 투자 자금의 대기 또는 인출 대비 목적의 단기 투자용으로 활용하기 좋다는 장점이 있다.
안전 자산 중 하나로 꼽히는 금에 대한 투자 수요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주가가 크게 하락한 2일과 5일에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금 현물에 투자하는 ETF에 몰린 것이다.
한국거래소(KRX)의 통계에 따르면, 개인은 국내 금 ETF인 ‘ACE KRX 금 현물 (KS:411060)’ 상품을 4일 기준 23억원, 5일 54억원 순매수 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3년 반 만에 최대 수준으로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보였던 지난 1일 8억원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해 크게 증가한 것이다.
실제로 국제 금 가격도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2일 금 선물 가격은 2500달러를 최초로 돌파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투자업계에서는 연말까지 금 선물 가격이 2600달러에 달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알레호 체르원코 UBS 투자전략가는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와 각국 중앙은행의 높은 수요가 금 가격을 견인할 것”이라며 “금은 인플레이션과 달러 약세에 대한 효과적 헤지(hedge) 수단”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국내 증시가 급락세를 보인지 하루 만에 급반등하며 6일 코스피와 코스닥 두 시장에 프로그램매수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시장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증시 변동성이 높아 이와 관련된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들의 수익률이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증시의 변동성을 나타내는 VIX 지수와 관련한 상품인 ‘삼성 S&P500 VIX S/T 선물’ 상장지수증권(ETN)은 전날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해당 상품은 미국 뉴욕증시의 변동성지수(VIX)의 선물 지수를 추종하며, 같은 날 VIX 선물 지수는 39% 급등했다.
전균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2020년 이후 VIX가 이렇게 급등한 것은 약 4년 만”이라며 “그만큼 투자자들의 공포심리가 높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