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증권가에 따르면 미국에서 발생한 트럼프 피격 사건 이후 안전자산 수요가 강화되고 증시에서는 트럼프 관련 수혜주가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주 좋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던 코스피는 트럼프 피습 사건 여파로 전날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다 전 거래일 대비 3.92포인트(0.14%) 오른 2860.92에 강보합으로 장을 마쳤다.
금값·환율 상승… 안전자산 수요 강화
증권가에선 미국 대선 후보 피습이란 특수성으로 인해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전날 원/달러 환율은 1380원대로 올라섰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 대비 원/달러 환율 종가는 전 거래일 보다 3.2원 상승한 1382.8원을 기록했다.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가 가시화됐지만 지난 주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피습으로 인해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진 영향이다.
금값 역시 요동쳤다.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58% 오른 10만7320원에 장을 마쳤다.
금 시세는 지난 4월16일 11만700원으로 사상최고가를 찍은 후 조정 국면을 이어왔다.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금리인하 가능성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피격 사건까지 더해지며 다시 상승 랠리를 타는 분위기다.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은 "과거 패턴상 역대 대통령 암살이나 피격 사건이 발생했을 때 정치 불확실성으로 인해 증시 급락, 금, 유가 급등 등 자산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수혜주 찾기 시작? 방산·가상화폐 관련주 급등
도널드 피격으로 재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코스피는 주춤했지만 트럼프 관련주들은 일제히 상승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수혜 종목으로 꼽히는 산업은 에너지, 방산, 금융 섹터이며 신재생, 운송, 경기민감주, 중국 관련주 등은 부정적으로 간주한다"고 전망했다.
특히 방산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외 국가들의 방위비 증액을 요구하면서 당선 시 수혜가 예상된다. 가상자산 관련주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가상화폐 업계에 대한 지원을 약속하는 등 수혜 종목으로 꼽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종가 기준 현대로템은 전 거래일 대비 7.51%(3000원) 상승한 4만29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LIG넥스원도 13.35%(2만7500원) 오른 23만35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들 두 회사는 이날 장중 나란히 52주 신고가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한화시스템(5.63%)SNT다이내믹스(3.66%) 한화에어로스페이스(4.54%) 등도 일제히 급등세를 기록했다.
가상자산 관련주도 일제히 상승세를 기록했다. 가상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도 가격이 급등하며 6만달러 선까지 회복하자 가상자산주도 상승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의 지분을 보유한 우리기술투자는 전 거래일 대비 15.18%(1120원) 급등한 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두나무 지분을 보유한 한화투자증권도 5.96%(200원) 오른 3555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밖에 빗썸코리아 관련주인 위지트(4.79%) 갤럭시아머니트리(9.01%) 등 다른 가상자산 관련주도 오름세로 장을 마쳤다.
가상화폐 시장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보다 관련 산업에 우호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샌프란시스코의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서 스스로 '가상화폐 대통령(crypto president)'이라고 말하며 가상화폐 업계에 대한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이밖에 트럼프 당선 수혜 종목으로는 금융, 제약, 에너지, 반도체, 전기차, 의료 등이 꼽힌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피격 사건으로 이제 사실상 미국 대선은 승부가 판가름 난 상황"이라면서 "트럼프 당선 이후 예상되는 수혜주 찾기로 시장 분위기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으며, 트럼프의 주요 정책을 요약하면 중국의 완전한 배제, 약가 인상 반대, IRA 약화 가능성, 전통 에너지 우호적 정책, 대기업 법인세 부담 완화, 방위비 분담 등으로 요약 가능하다"고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