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5.7원 오른 1394.4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앞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21일 1390원대로 올라섰다. 환율이 1390원대로 오른 것은 종가기준 지난 4월16일(1394.5원) 이후 2개월 만이다.
최근 달러 강세는 주요국의 금리 인하로부터 유발됐다. 지난주 스위스중앙은행(SNB)이 정책금리를 1.25%로 0.25%포인트 내리고 영국중앙은행(BOE)은 금리를 동결했다. 영국은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2.0%에 안착하면서 8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 관측이 높아졌다.
반면 미국은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해소되지 않았다. 미국의 CPI 둔화에도 6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공개된 점도표에서 연내 금리 인하 횟수가 기존 3회에서 1회로 조정됐다.
외환당국은 국민연금과 통화스와프 한도 증액을 발표하고 환율 진정에 나서고 있다. 국민연금의 현물환 매입 수요를 흡수하는 효과가 있어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달러를 둘러싼 환율 강세 불씨가 여전하다. 유럽 정치 리스크가 유로화 가치를 떨어뜨리며 달러 강세를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달 실시될 프랑스 조기 총선 결과에서 극우 내각이 출범은 유로화 추가 약세를 유발할 수 있다.
역대급 엔저는 달러 강세에 힘을 보탠다. 간밤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986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160.82엔까지 올랐다.
일본 재무성의 간다 마사토(神田真人) 재무관은 26일 밤 10시 기자들에게 "최근 급격한 엔화 약세 진행에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있다"며 "높은 경계감을 가지고 시장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과도한 움직임에 대해서는 필요한 대응을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외환시장에선 엔화가 약세가 이어질 경우 원/달러 환율 급등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미쓰이스미토모 DS자산운용과 미즈호 은행 등은 엔화를 팔고 달러를 사들이며 달러당 170엔까지 하락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웰스파고는 일본 정부가 일단 165엔까지 버틸 것으로 예상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와 엔화 동조화가 강해진 상황에서 엔화 가치 급락은 당연히 원화 가치 하락 압력으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정부가 1400원 선에서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엔화 추가 약세 시 원/달러 1400원 안착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