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글로벌 투자회사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전 세계 비만약 시장은 올해 약 150억달러(20조8800억여원)에서 2030년 770억달러(약 107조1800억여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기존 2030년 시장 전망치(540억달러·약 75조1700억원)보다 42.6% 상승한 규모로 연평균 성장률이 31.3%에 달한다.
비만 인구 증가가 비만약 시장 성장 배경으로 꼽힌다. 세계 비만 인구는 2022년 10억3800만명을 기록, 처음으로 10억명을 돌파했다. 2030년에는 15억5600만명, 2035년에는 19억140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주요국들의 생활 수준 상승으로 영양 과잉과 활동량 부족이 겹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비만 인구 증가와 함께 머스크로 인해 비만 치료제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머스크 CEO는 2022년 몸매 유지 비결로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를 꼽았다. 그는 간헐적 단식을 함께 활용해 체중 30파운드(13.6㎏)가량 감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뇨 치료제로 개발된 GLP-1은 식욕 억제를 돕고 적은 식사로도 오랜 기간 포만감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 비만약으로도 활용된다.
국내 업체들은 글로벌 비만약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에 나섰다. 그중 한미약품, HK이노엔, 동아에스티의 성과가 주목된다.
한미약품은 올해 초 에페글레나타이드 유효성·안전성 평가 임상 3상 시험에 참가할 첫 환자를 등록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미 독자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장기 지속형 GLP-1 제제다. 자체 개발한 비만 신약으로 임상 3상 시험에 진입한 것은 국내 제약사 중 한미약품이 처음이다. 한미약품은 오는 2026년 상반기 내 해당 임상을 종료하고 향후 3년 내 국내에서 상용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미약품이 앞선 상황에서 HK이노엔이 뒤를 쫓고 있다. HK이노엔은 최근 중국 바이오 업체 '사이윈드 바이오사이언스'와 GLP-1 유사체 '에크노글루타이드' 국내 개발 및 상업화를 위한 라이선스·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주 1회 투여 주사제인 에크노글루타이드에 대한 제2형 당뇨 및 비만 임상 3상이 중국에서 진행되고 있다. HK이노엔은 이번 계약을 토대로 국내에서 에크노글루타이드에 대한 제2형 당뇨 및 비만 임상 3상을 동시 추진할 방침이다.
동아에스티에도 이목이 쏠린다. 동아에스티 자회사 뉴로보 파마슈티컬스(뉴로보)는 비만약으로 개발 중인 DA-1726의 글로벌 임상 1상 파트1 미국 첫 환자 투약을 지난 4월 시작했다. 옥신토모듈린 유사체 계열 비만 치료제 신약후보 물질인 DA-1726은 식욕 억제와 기초대사량 증가를 통해 체중 감소 및 혈당조절을 유도한다. 뉴로보는 파트1 임상 결과를 올 3분기 공개한 뒤 내년 상반기에 글로벌 임상 1상을 종료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