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시장의 활성화와 동반 상승하는 가계부채에 따른 우려 속에 다음 달부터 적용되는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가 금융 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은 다음 달 1일부터 가계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에 '2단계 스트레스 DSR' 규정을 적용해 대출 한도를 산정한다.
◇ 7월 1일부터 2단계 스트레스 DSR 본격 시행
DSR은 대출자의 전체 금융부채 원리금 부담이 소득과 비교해 어느 정도 수준인지 가늠하기 위한 지표다. 차주가 1년에 갚아야 하는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현재 은행들은 대출자의 DSR이 40%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대출을 제공하고 있다.
올해 2월부터 새롭게 도입된 '스트레스 DSR' 체계는 현재 금리뿐 아니라 향후 가능한 인상 폭까지 고려해 보다 높은 금리를 기준으로 DSR을 계산한다.
향후 금리 상승시 발생할 수 있는 원리금 상환 부담을 사전에 반영해 대출 이용자의 상환 능력을 보다 엄격하게 평가하겠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현재 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4.0%라고 해도 스트레스 DSR을 적용하면 4.38%의 금리를 기준으로 대출 한도가 산정된다.
기존 DSR방식과 비교하면 연봉 5000만원의 직장인이 40년 만기(원리금 균등 상환)로 주택담보대출(코픽스 기준 6개월 변동금리)을 받을 경우 대출 한도가 약 2100만원 줄어든다.
다음 달부터 적용될 2단계 스트레스 DSR에서는 스트레스 금리 폭이 더 커져 대출 한도가 더 줄어든다.
2단계 스트레스 금리 폭은 올해 5월 가계대출 금리와 지난 5년간 최고 금리의 차이(한국은행 집계 예금은행 가중평균 가계대출 금리 기준)를 기준으로 산정된다.
한은 통계에 따르면 5년간 최고 금리는 5.64%로 수준이다. 5월 예금은행 가중평균 가계대출 금리는 아직 공표되지 않았다.
만약 5월 평균 금리가 4.14%보다 낮아 5.64%와의 차이가 1.5%포인트 이상 벌어진다면 해당 금리 차이가 표준 스트레스 가산 금리가 된다.
반대로 격차가 1.5%포인트에 미치지 못한다면 스트레스 가산 금리 폭은 당국이 정한 하한 수준 1.5%포인트로 결정된다.
1.5%포인트를 표준 스트레스 가산 금리로 가정할 경우 2단계에서는 변동형·혼합형(5년 고정 이후 변동금리) 주기형(5년 주기 고정금리) 상품별로 현재 금리에 각 ▲0.75%포인트 ▲0.45%포인트 ▲0.23%포인트를 추가해 DSR을 계산하게 된다.
한 시중은행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2단계 스트레스 DSR 체계에서 연봉 5000만원인 A씨가 40년 만기(원리금 균등 상환)로 주택담보대출(코픽스 기준 6개월 변동금리)을 받을 경우 1단계 스트레스 DSR보다 2000만원 정도 대출이 덜 나온다.
현행 1단계 DSR에선 4.38%(은행 금리 4.0%+스트레스 가산 금리 0.38%포인트)의 금리를 적용하고 DSR 40%(연봉의 40%·2000만원)를 꽉 채우면 최대 3억7700만원(연간 원리금 1999만원=원금 942만5000원+이자 1056만5000원)까지 빌릴 수 있다.
그러나 다음 달 1일부터는 실행 대출금리가 그대로 4%여도 은행은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에 0.75%포인트를 더한 4.75%를 기준으로 DSR을 계산한다.
금리 4.75%의 조건에서 A씨의 최대 주택담보대출은 3억5700만원으로 1단계의 3억7700만원보다 2000만원 적어지는 것이다.
특히 2단계부터 은행권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은행권 신용대출과 은행 외 2금융권 주택담보대출에도 스트레스 DSR이 적용된다.
따라서 실제 금융소비자가 체감하는 한도 축소 충격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1월 1일 이후 '3단계 스트레스 DSR' 규제가 시작됨에 따라 대출 받기가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표준 스트레스 금리 반영 비율이 ▲1단계 25% ▲2단계 50% ▲3단계에서 100%에 이르는 데다 적용 범위가 모든 가계대출로 확대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A씨의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단계별로 추산하면 ▲1단계 스트레스 DSR 적용 3억7700만원 ▲2단계 3억5700만원 ▲3단계 3억2300만원이다.
A씨가 계속 변동금리를 유지할 경우 10개월 사이 최대 대출 금액이 5400만원 줄어들게 된다.
지난 12일 열린 은행권과 금융당국·한국은행의 가계부채 점검 회의에서는 스트레스 DSR 확대가 다시 증가하는 가계대출에 대한 주요 대책 중 하나로 논의된 바 있다.
스트레스 DSR확대 뿐만 아니라 정책대출 상품 관리 DSR 예외 대출 등의 문제도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은행들의 가계대출 증가율이 연초 목표인 ‘2% 안팎’을 트게 초과하면 은행들은 자체적 금리 인하와 대출 한도 축소등도 서두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은행권에서는 이처럼 은행권과 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수위가 높아지면 금융소지바 입장에서는 변동금리가 아닌 주기형이나 혼합형 금리를 선택하는 게 확실히 유리하다고 조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