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창립 74주년 기념식에서 "지금도 고물가·고금리로 인해 여러 경제 주체가 겪는 고통이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물가가 제대로 안정되지 않으면 실질소득 감소, 높은 생활물가 등으로 취약계층의 어려움은 가중될 것"이라며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현재의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너무 늦게 정책기조를 전환할 경우 내수 회복세 약화와 연체율 상승세 지속 등으로 시장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도 "너무 일찍 정책기조를 전환하면 물가상승률 둔화 속도가 늦어지고 환율변동성과 가계부채 증가세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마지막 구간에 접어든 지금, 이러한 상충관계를 고려한 섬세하고 균형 있는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지난 1분기 GDP 성장률이 예상을 상회하는 등 우리 경제의 회복세가 당초 우려보다 나아진 모습"이라면서도 "이러한 성장지표 뒤에는 수출과 내수의 회복세 차이가 완연하고, 내수 부문별로도 체감 온도가 상이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물가상승률도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는 있지만, 예상보다 양호한 성장세와 주요국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에 따른 환율 변동성 확대 등으로 물가의 상방 위험이 커진 데다 지정학적 리스크도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