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금감원은 국내 공매도 거래 규모 상위 14개사 중 9개사에서 2112억원 규모 불법 공매도 혐의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2021년부터 2023년 말까지 카카오와 호텔신라를 비롯해 총 164개 종목에 대해 불법 공매도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은 작년부터 14개 IB에 대해 불법 공매도 전수 조사를 벌이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CS)와 노무라증권 등 2곳에 대해선 총 1168억원 규모 불법 공매도 거래를 적발했다. 지난 1월 총 540억원어치 무차입 거래를 발각한 이후 628억원어치를 추가로 찾아냈다는 설명이다. 두 증권사는 총 34개 종목에 대해 불법공매도를 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5개사에 대해선 20개 종목에 대해 388억원 규모 불법 공매도 혐의를 발견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아직 조사가 마무리된 것이 아니다"라며 "조사 과정에서 위반금액 규모나 종목 등 결과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크레딧스위스와 노무라엔 불법 공매도 혐의에 대해 총 540억원 규모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사전 통지한 바 있다. CS 싱가포르법인과 한국법인엔 수백억원대 과징금, 상대적으로 위반금액 규모가 적은 노무라는 수십억원 규모 과징금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CS에 대한 과징금 규모가 금감원의 양정 수준에서 결정되면 역대 공매도 과징금 중 최고액이 될 전망이다. 국내 주식 총 101개 종목을 약 400억원 규모로 무차입 공매도했다가 적발된 BNP파리바가 작년 12월 과징금 총 190억원을 부과받은 게 기존 최고 액수다.
금감원은 나머지 IB 다섯 곳에 대해선 조사를 벌이고 있다. 위반이 확인된 글로벌IB에 대해선 신속히 제재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다.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은 "검찰 고발 여부는 현재로선 예단할 수 없다"며 "개별 사안에 따라 고의성 등을 따져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울어진 운동장 해소 및 공매도 전산화 등 공매도 제도 개선을 차질없이 수행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