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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엔화로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자금을 쏟아부은 일학개미(일본 주식을 사는 국낸 투자자)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가 한풀 꺾이고 엔화 가치가 3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다.
30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최근 한 주(4월 22일~26일) 동안 일학개미들은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국 국채 엔화 헤지'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일주일 새 총 1220만 8470달러(약 170억 원)의 투자자금이 몰렸다.
두 번째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아이셰어즈 7~10년 미국 국채 엔화 헤지'로, 총 168만 1875달러(약 23억 원) 순매수했다.
두 상품은 모두 엔화로 미국 중장기 국채에 투자하는 환헤지(위험분산) ETF다. 미국 국채 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 가격 상승과 엔화 반등에 따른 환차익을 노린 자금이 유입됐다.
문제는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면서 일학개미들의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연내 세 차례 인하가 가능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지만 현재 시장에선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25일(현지시간) 4.7%를 넘어섰고 현재 4.6%대를 유지하고 있다.
역대급 엔화 약세 기조도 일학개미들의 손실을 키우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이미 지난 24일부터 심리적 마지노선인 155엔을 넘어섰고 전날에는 한때 160.20엔까지 치솟았다.
달러당 엔화가 160엔을 넘어선 것은 지난 1990년 4월 이후 34년 만에 처음이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가 지난 26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통화정책은 환율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점이 달러·엔 환율의 급등 원인으로 꼽힌다.
증권가에선 엔화 가치가 쉽게 반등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주원 대신증권(003540) 연구원은 "엔화가 약세 흐름을 지속하면서 금융정책회의에서 국채 및 기업어음(CP)·회사채 매입 축소(테이퍼링) 가능성이 언급되기도 했으나 일본은행은 기존 통화정책을 유지했다"면서 "일본은행의 정책 부재 시 달러·엔 환율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문다은 한국투자증권(030490) 연구원은 "BOJ가 엔화 약세에 대해 어느 정도 용인한 이상 당분간 엔화의 추세적인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이미 155엔이란 단기 저항선을 돌파해 상승세가 가속화된 이상 다음 마땅한 저항선을 찾을 때까지는 추가 상승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