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Times - [시티타임스=한국일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한국은행이 12일 기준금리를 현 3.50% 수준에서 10연속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물가 상승률이 한은의 안정 목표인 2%를 넘는 3%대에 이르는 데다 가계부채 증가세 재확산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한은에 따르면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결정을 위한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의결한다.
시장은 금통위가 이번에도 기준금리를 같은 수준에서 묶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농산물과 유가를 중심으로 물가 상승률이 불안한 흐름을 보이는 데다 최근 미국의 통화정책 향방에도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1%로 집계되면서 전월(3.1%)과 같았다. 이는 지난 1월(2.8%)보다 오히려 높은 수준으로, 앞으로의 국내 물가 둔화 흐름이 순탄치 않을 거란 한은의 전망과 궤를 같이한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지난 2일 물가 상황 점검 회의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추세적으로는 둔화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유가와 농산물 가격의 움직임에 따라 당분간 매끄럽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국제 유가도 중동발(發)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오르면서 기준금리 동결을 지지한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브렌트유는 전장 대비 1.2% 오른 배럴당 90.48달러에 거래를 마쳤으며 시장에서는 국제 유가가 2년여 만에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섣부른 금리 인하가 가계부채 증가세를 다시 키울 가능성 역시 경계해야 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가 여전히 불안하고 국내 가계부채 증가 속도도 더욱 늦춰야 하는 부분이 있어 아직 통화정책 완화는 이르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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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금리 인하 소수의견이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은 시장 내 소수이지만 존재한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금통위는 이달까지 신중한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지만 국내 통화정책 전환을 늦추는 가장 큰 요인이 대외 변수라는 점에서 인하 가능성 정도는 언급할 수 있다"며 "1명 정도의 인하 소수의견은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실제로 지난 2월 금통위에서는 만장일치 동결 결정이 내려졌으나 금통위원 6명 중 1명은 3개월 내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게다가 오는 20일 퇴임을 앞둔 서영경 금통위원은 최근 간담회에서 통화정책 정상화(기준금리 인하)와 관련해 "현재는 실질금리가 양(+)으로 긴축 국면이기 때문에 통화정책 정상화가 금융 불균형을 초래하는 정도는 당장 크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 같은 기류가 이번 금리 인상기 들어 최초의 인하 소수의견으로 발현될 수 있다는 추측이다.
시장은 금리 인하 예상 시점으로 상반기 물가 흐름을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7~8월을 주로 지목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한 고물가와 미국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인하 예상 시점이 지연되거나 연내 인하 횟수가 축소될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권기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최근 내수 부진이 이슈화됐음에도 비용 인상 압력이 상존하고 미국의 경제 지표 불확실성도 높아졌기에 미국보다 먼저 강한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적인 태도를 보이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