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중국 위안화가 달러 당 7위안 선을 뚫고 오른 데 따른 파장이 신흥국 전반으로 확산됐다.
11년만의 7위안 선 돌파가 미국의 추가 관세에 대한 반격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인 가운데 월가는 내년까지 위안화 하락을 점치고 있다.
한국 원화 지폐 [사진=블룸버그] |
지난달 매파 금리인하를 단행한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무역 냉전 재개를 빌미로 추가 인하에 나선다 하더라도 신흥국 중앙은행은 통화가치 급락에 발이 묶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5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원화가 1% 이상 떨어진 것을 포함해 인도 루피화와 멕시코 페소화, 남아공 랜드화까지 신흥국 통화가 일제히 1~2% 선에서 하락 압박에 시달렸다.
중국 금융당국이 일정 부분 속도 조절을 취할 수 있지만 무역 냉전에 따른 위안화의 추세적인 하락이 본격화됐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대규모 자본 유출 리스크로 인해 쉽지 않은 보복 카드라는 관측과 달리 중국의 과격한 행보에 월가는 당혹스럽다는 표정이다.
홍콩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은 7.114위안까지 상승한 뒤 런던 외환시장에서 7.086위안으로 후퇴했지만 월가는 중국이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관세 경고에 정면 대응하고 있다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
알파북의 마틴 말론 수석 경제 자문관은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며 “연준의 매파 금리인하에 이어 위안화 급락이 외환시장을 뿌리부터 흔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UBS의 왕 타오 이코노미스트는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와 인터뷰에서 “무역전쟁이 고조되면 달러/위안 환율이 연말 7.2위안까지 오른 뒤 2020년 7.3위안까지 상승, 위안화 약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시에테 제네랄(SG)은 보고서를 내고 올해 하반기 달러/위안이 7.2위안까지 오른 뒤 위안화의 추세적인 약세가 지속, 환율이 7.7위안까지 뛸 가능성을 제시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신흥국 통화가 동반 약세를 연출하는 한편 금리인하를 통한 중앙은행의 경기 부양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주 통화정책 회의가 예정된 인도와 필리핀 중앙은행을 포함해 신흥국이 연준의 올해 두 번째 금리인하에도 통화 가치 방어에 무게를 실어야 할 상황이라는 얘기다.
특히 한국을 포함해 중국의 공급망과 강한 연결고리를 형성한 신흥국의 통화가 이른바 G2(미국과 중국)의 무역 냉전에 따른 위안화 약세에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고 월가는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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