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출처=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결정을 하루 앞두고 13일 발표될 미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세계 금융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시장에선 연준이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으로 긴축 속도를 늦출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이날 발표서 미국 물가가 잡히고 있다는 증거가 명확해지면 ‘비둘기파’에 더욱 힘이 실리게 될 전망이다.
전망치 ‘7.3%’…5개월 연속 상승폭 줄어들까
시장의 관심은 미 노동통계국이 발표할 ‘11월 소비자 물가지수’로 쏠려있다. 연준의 FOMC 정례회의 직전에 발표되는 ‘11월 CPI’는 미국의 12월 금리인상 폭 뿐만 아니라 향후 최종금리 수준까지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되기 때문이다.
연준이 올해 4번 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았던 이유도 좀처럼 잡히지 않는 물가 영향이 컸다. 지난 6월엔 CPI가 전년 동기 대비 9.1%까지 치솟으며 물가비상 경고등이 켜지기도 했다.
시장은 11월 CPI가 전년 동기 대비 ‘7.3%’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지난 10월 7.7%보다 낮아지는 것으로, 최고 정점을 찍었던 지난 6월 이후 5개월 연속 상승폭이 줄어드는 셈이다.
이에 월가에선 시장 예상치대로 CPI가 낮아질 경우 연준이 이달 FOMC에서 빅스텝에 그치는 것은 물론 내년 금리 인상 보폭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있다는 지표는 꾸준히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12일(현지 시각)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한 소비자기대조사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은 1년 후 물가상승률이 5.2%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전월 조사(5.9%)보다 0.7%포인트 낮아진 수치로 2021년 8월 이후 최저치다.
연준이 목표로 하는 ‘2%대’ 물가상승률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물가 상승을 우려하는 소비자 심리가 1년 4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누그러진 점에서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났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고물가 고착화 장기화될 수도…변수 고려해야”
다만 일각에선 “아직 물가가 안도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라는 지적도 나온다.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주는 미국의 생산자물가(PPI)가 11월 서비스 물가를 중심으로 전월보다 0.3% 뛰는 등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고물가 고착화’를 뜻하는 우려스러운 지표가 혼재된 상황 속에서 관건은 얼마나 빨리 연준의 목표치인 2%대로 내려올지 여부다.
연준 내에서도 ‘매파’와 ‘비둘기파’로 의견이 극명하게 나뉘어 파월 의장이 기준금리 고점 수준과 고점 유지 기간 결정 등 2가지 난제에 직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단은 연준이 내년 3월까지 기준금리를 5%로 올릴 것이란 데에 무게가 실리지만, 이후 인플레이션이 진정되지 않을 시 0.25%포인트씩 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