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스탁데일리=이형진 선임기자] 정부의 플랫폼 규제 강화로 인한 주가 하락은 카카오에 반전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다만 그 반전의 모멘텀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실적이 뒷받침 돼야 한다. 하지만 카카오게임즈 (KQ:293490),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KS:323410) 전반적으로 지금 실적 전망이 좋지 않다.
사진=카카오뱅크
◇ 카카오 (KS:035720), 미래 성장은 어디서 찾아야 하나? 성장 모멘텀의 부재
최양오 고문은 “카카오의 폭락이 회색코뿔소(개연성이 높고 파급력이 크지만, 사람들이 간과하는 위험)는 아니었다. 경영진 먹튀가 증권사에 길이 남을 사건이긴 하나 주가를 장기간으로 끌어내릴 수는 없다고 본다”며 “주가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이 실적을 올리는 방법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형진 선임기자는 “실적이 안 나오는 회사의 대표에게 스톡옵션을 팔게 하고 본체인 카카오의 대표로 앉혔다면 김범수 의장도 인력 풀이 없다고 본다”며 “남궁훈 대표도 P2E 게임과 NFT 외에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 여력이 없다 보니 카카오가 새롭게 성장할 수 있는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효 위원은 “카카오는 기존의 서비스를 하나로 묶어주는 플랫폼 역할을 금융에서 담당하기 때문에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가 중요하다”며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를 하나로 묶고 플랫폼, 콘텐츠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서 수수료 서비스를 확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두나무와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가 하나로 연결된 소위 종합 금융 솔루션을 가져가게 되면 글로벌로 한 번에 연결될 수 있다”며 “카카오와 업비트 내에서 통용될 수 있는 통화가 디지털 지갑으로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이 된다면 소비자는 수수료를 감당하더라도 업비트나 카카오뱅크를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이버가 많은 돈을 들여 라인과 제패토로 힘겹게 진출했다면 카카오의 미래 그림은 금융 서비스와 콘텐츠, 톡 비즈니스 산업 등을 연계해 좀 더 쉽게 글로벌 금융으로 진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거버넌스(Governance)를 굉장히 중요시하는 펀드 입장에서는 카카오의 경영진에 관련된 논란이 풀리지 않는다면 그 과정이 굉장히 험난할 수 있다.
사진=카카오뱅크
◇ 카카오 그룹 주의 반등은 카카오뱅크부터 시작
17만원까지도 갔었던 카카오 그룹의 주가가 10만원 밑으로 떨어지니 또 사야 하는 거 아니야 하는 생각도 든다.
김종효 위원은 “주가가 내린 것은 가장 큰 호재다. 다만 17만원 시장에서 20만원을 외칠 때 PER이 100배였다면, 현재는 거의 50~60배이기 때문에 50~60배의 성장성을 보여주기 위해 매출이나 이익, 둘 중의 하나는 반드시 늘어야 한다”며 “두 가지 모멘텀이 모두 없는 상태에서 지금은 굉장히 애매하다. 주가는 고점 대비 많이 빠졌기 때문에 기술적 반등은 할 수 있지만 결국은 시간과 싸움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형진 선임기자는 “카카오뱅크는 중금리 대출 규제가 실적 하락의 원인이고 카카오페이도 금융사로서의 규제가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러한 관점에서 카카오그룹은 금융 그룹이다. 금융 그룹은 기본적으로 규제를 깔고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종효 위원은 “미래 가치를 반영할 때 마이데이터를 활용해 다양한 IT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업체는 국내에서 네이버 (KS:035420), 카카오밖에 없다”며 “다만 네이버는 규제 때문에 금융 서비스에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지 않았고, 카카오는 모빌리티도 금융이랑 연결되다 보니 여러 가지 주변 상황들이 지금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이석우 두나무 대표와 남승현 두나무 CFO. 사진=인포스탁데일리
◇ 카카오 투자 포인트는? 두나무 or FOMC?
카카오가 외형 성장을 하는 가운데 이익이 급속도로 늘던지, 매출이 늘던지 모멘텀이 생겨야 하는데 그래서 카카오에 투자할 때 가장 핵심 포인트는 두나무의 가치라고 본다. 카카오는 두나무에 대해 직접 지분도 있고, 카카오벤처스를 통한 지분 갖고 있는데 카카오벤처스를 청산하면서 지분 일부를 정리했다.
김종효 위원은 “중장기적으로 NFT와 가상자산 시장이 계속 성장할 것이라 본다면 결국은 두나무의 가치가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와 연결돼서 결국은 카카오 전체의 가치를 키우게 될 것”이라며 “카카오가 금융 그룹으로 거듭나기 위한 핵심 포인트는 두나무와 카카오뱅크, 카카오 페이의 결합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다만, 두나무는 규제를 최대한 피해야 하므로 상장하는 데는 상당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양오 고문은 “거래소들이 제도권들로 많이 들어왔고 얼마큼 정상화되고 스태블라이즈 되느냐가 관건인데 카카오에 대한 투자는 이번 FOMC 회의 때까지 무조건 기다려야 한다”며 “1월 말이면 FOMC에서 금리 인상에 대해서 확고한 방향이 나올 텐데 3~4번 이상의 추가 금리 인상 이야기가 나오면 카카오의 주가는 더 내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카카오는 외국인들이 기관보다 더 많이 팔았는데 외국인들은 국내 금리보다는 미국 금리에 매우 민감하므로 FOMC 결과를 보고 결정해도 저가 매수의 기회는 더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김종효 위원은 “순이자 마진이 전반적으로 올라가는 추세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카카오보다 카카오뱅크가 모멘텀을 더 가져갈 수 있다”며 “카카오는 미국의 금리 움직임과 실적 추이, 향후 성장 모델 등에 대한 확실한 그림이 보이기 전까지 기존에 보유자들은 어쩔 수가 없다”고 전망했다.
ETF의 흐름을 보면 최근 가장 자금이 강하게 들어오고 있는 섹터가 파이낸셜과 에너지다. 바이오 부문은 돈이 들어오는데도 주가가 빠지는 반면, 파이낸셜과 에너지는 돈과 수익률이 같이 올라가고 있다.
김종효 위원은 “이런 측면에서 보면 카카오뱅크 쪽에 조금 더 무게를 가질 필요가 있다”며 “예대 마진의 개선으로 마진률 상승이 있다면 카카오 그룹 주 중에 이익 방어가 될 수 있는 쪽은 카카오뱅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양오 고문은 “최근 짐크레이머가 올해 사야 할 종목에 대해서 애플 (NASDAQ:AAPL), 시스코, 오라클 등 오래된 기술주를 사라고 언급했다. 기본적인 실적을 내면서 탄탄한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술주를 카카오 그룹 내에서 고르라면 카카오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형진 선임기자 magicbullet@infostoc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