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임원이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예방 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한 뒤 남양유업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자본시장법 위반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4일 남양유업은 5.13% 내린 36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28.68% 상승한 48만9000원까지 오르며 상한가 문턱까지 갔지만, 이내 ‘셀프 발표’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전날 남양유업 항바이러스면역연구소는 한 심포지엄에서 “발효유 완제품이 인플루엔자, 코로나19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음을 국내 최초로 규명했다”고 주장했다. 발표 당일 주가는 8.57% 올랐다. 질병관리청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수반되지 않은 결과”라며 부정적 의견을 내놨다.
시장에선 ‘주가 부양을 위한 발표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이 내용을 발표한 박종수 남양유업 항바이러스면역연구소장(60)은 남양유업의 미등기임원이다. 연구개발본부장을 거쳐 현재 중앙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내용을 내부 임원이 제대로 된 검증 없이 발표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적 문제도 제기된다.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자본시장법은 타인의 오해를 유발하지 않기 위해 중요사항을 누락해 재산상 이익을 얻으면 처벌하도록 한다. 남양유업 측은 임상시험이 수반되지 않은 연구 결과의 한계성 등을 명확히 설명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주가 급등이 최대주주나 기타 임원들의 재산상 이익으로 연결된다면 법적 처벌 요건을 갖출 수 있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최근 남양유업 지분을 늘려가고 있는 외국계 뮤추얼펀드 브랜디스 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를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브랜디스 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는 한 달 새 남양유업 주식을 7000여 주 매수해 지분율을 기존 7.24%에서 8.27%로 늘렸다. 이 펀드는 앞서 도시가스 기업 삼천리의 3대 주주였을 당시 단순 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노선을 변경한 적이 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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