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삼성전자 (KS:005930) 직원들이 광주사업장 에어컨 생산라인에서 에어컨을 조립하고 있는 모습.
올해 여름 역대급 더위 예고에 에어컨 제조사들이 바빠졌다.
국내에서 연간 약 250만대 정도를 판매해온 에어컨 시장은 지난해 예상치 못한 긴 장마에 판매량이 200만대 수준에 머물며 한 해 농사를 망쳤다.
올 여름은 다르다. 예년보다 기온이 높은 무더위가 예고된 상태다. 기상청이 최근 내놓은 '2021년 여름철 3개월 전망(6∼8월) 해설서'를 보면 올 여름 기온은 6월과 7월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고, 8월은 평년보다 높을 가능성이 크다. 폭염일수도 최소 2.2일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작년 미처 에어컨을 사지 못한 수요까지 감안해 올해 여름이 바빠질 가능성에 대비해 제조사들은 에어컨 생산라인을 '풀가동' 하는가 하면 재택근무 확산에 맞게 맞춤형 제품을 출시하는 등 지난해 판매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계획이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전자는 올 1분기 411만9000대의 에어컨을 생산했다. LG전자는 지난해 총 981만2000대의 에어컨을 만들었는데 한 분기 만에 벌써 지난해 생산량의 42%를 제조했다. LG전자의 올 1분기 생산량은 2019년 같은 기간에 비해 48.75%, 지난해 같은 기간보단 49.78%나 늘었다.
LG전자는 올 여름 에어컨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경남 창원의 에어컨공장 생산라인을 그야말로 '풀가동' 하고 있다. 올 1분기 에어컨 생산라인 가동률은 142.8%에 달했다. 특근에 야근까지 하고 있다는 얘기다. LG전자는 '휘센' 에어컨에 맞춤형 가전인 '오브제컬렉션'을 적용했다.
LG전자는 대표 에어컨인 '휘센 타워' 디자인을 6년 만에 교체하는 등 올 에어컨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인기가 높은 맞춤형 가전 'LG 오브제컬렉션'을 에어컨에도 적용했다.
에어컨 시장에서 LG전자와 1·2위 다툼을 벌이는 삼성전자는 타워형 에어컨 외에 올 시즌 '창문형 에어컨'으로 소비자를 공략한다. 삼성전자가 창문형 에어컨 시장에 다시 뛰어드는 건 20년 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재택근무 등 방 안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간편하게 쓸 수 있는 소형 에어컨 수요가 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창문형 에어컨 '윈도우 핏'은 실외기 일체형으로 원룸이나 작은 방 안에서도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데다 설치가 간편한 게 특징이다. 특히 저소음 모드로 사용시 40㏈수준으로 작동해 창문형 에어컨의 단점으로 지적되는 '소음'을 줄였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창문형 에어컨 '윈도우 핏'.
위니아딤채도 최근 창문형 에어컨을 선보였다. 정음모드로 사용시 약 39dB 정도의 소음이다. 위니아딤채 관계자는 "다가올 무더위에 대비해 공장운영 등 만반의 준비를 다하고 있다"며 "에어컨 생산과 판매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 중"이라고 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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