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타임스=글로벌일반] 홍콩의 부동산이 거래 부진을 겪는 가운데 아시아 금융 허브 자리를 두고 라이벌 관계인 싱가포르의 부동산 거래가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블룸버그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MSCI 리얼애셋’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홍콩에서는 오피스, 주거, 호텔 등 여러 부문에 걸쳐 법인 단위 부동산 거래 107건이 이뤄졌고, 싱가포르에서는 96건이 이뤄졌다. 이 거래들은 최소 1천만 달러 이상이다. 홍콩의 거래는 2021년 대비 62% 줄어든 반면, 싱가포르는 높아진 차입 비용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선방했다.
이는 싱가포르에 돈과 인재가 몰리면서 사무실에 대한 강력한 수요가 발생하고 주택 가격 상승, 임대료 급등이 나타난 상황을 반영한다. 이에 비해 홍콩은 수년간의 팬데믹으로 인한 억제 조치, 중국 경제난, 지정학적 긴장으로 인해 오피스 부문 부동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다.
부동산 투자는 산업을 전망하는 척도가 될 수 있다고 MSCI아시아 실문자산 리서치 책임자인 벤자민 차우가 말했다. 그는 “2023년에는 홍콩 자산이 취득한 가격에 비해 손실을 보고 거래되는 경우가 많아질 것”이라며 “반면 싱가포르 자산 대부분은 인수 가격에 비해 계속 높은 가격 상승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홍콩에서 가장 큰 거래였던 골딘파이낸셜 글로벌센터는 법정관리인이 PAG와 메이플트리 인베스트먼트에 매각했다. 매각가는 7억1천700만 달러에 달했지만 매입자들은 “상당히 할인된 가격”이라고 밝혔다. 반면 싱가포르의 프레이저 센터포인트 트러스트의 창이 시티 포인트 매각에 대해 시티그룹 애널리스트는 인수 가격에 11%의 프리미엄과 순자산 소득 기준 4.3%의 투자 회수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에서는 올해 75억 3천만 달러의 부동산 투자가 있었고, 홍콩은 52억 7천만 달러에 그쳤다. 거래 건수는 홍콩이 많지만 거래 금액은 더 적다는 점은 홍콩 구매자가 싱가포르에 비해 사용자 비율이 더 높다는 의미라고 CBRE의 아시아태평양 리서치 책임자 헨리 친이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현재 가격대로 싱가포르 상업용 부동산에 계속 자본을 투입하고 있다”며 “홍콩은 현재 수요 공급의 불균형과 중국 경기 회복에 대한 우려 때문에 투자자들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두 도시 모두 금리 상승으로 인해 자금 조달이 어려운 환경이다. 부동산에서 나올 예상 수익률인 자본화율은 차입 비용보다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CBRE 자료에 따르면 홍콩의 현재 A등급 오피스 자본화율은 2.8%, 싱가포르는 3.75%에 달한다.
홍콩은 현재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본토에서 위기에 직면한 개발업체의 압류 자산이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투자 심리가 약하고 담보가치 대비 대출 비율이 높아 은행의 대출 의향에 따라 매각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고 중개업체 새빌스PIC가 밝혔다.
새빌스 싱가포르의 리서치 담당 이사인 앨런 청은 싱가포르가 부의 안식처로서 안정감을 준다고 말했다. 그는 위험 자산과 다각화를 추구하는 부유층의 수요는 여전히 존재한다며 “싱가포르에는 고유의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