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 - ▲ 2023년 3월31일 도쿄 긴자 쇼핑가의 닛산자동차 쇼룸에 닛산 로고가 보인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일본의 자동차 업체 혼다와 닛산이 경영통합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양사가 최종적으로 합병된다면 세계 3위의 거대 자동차 그룹이 탄생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NHK 등 현지 언론을 종합하면, 양사는 지주회사를 설립해 각각 회사를 산하에 두는 형태로 경영을 통합하는 협의를 하고 있다.
혼다와 닛산은 이른 시일 내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지주회사 통합 비율 등 세부 사항을 향후 마무리할 전망이다.
특히 양사는 이중 닛산이 최대 주주로 있는 미쓰비시자동차공업이 합류하는 방안도 염두하고 있는 것으로도 전해졌다.
이번 양사 합병으로 세계 3위의 거대 자동차 그룹이 탄생할 것으로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혼다의 세계 자동차 판매대수는 약 398만 대였으며, 닛산은 337만 대였다.
닛산은 이와 관련해 보도자료를 통해 “당사와 혼다, 미쓰비시자동차는 각사 강점을 가지고 미래 협업에 대해 여러 가지 검토를 하고 있다”며 경영통합 협의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미베 도시히로 혼다 사장도 같은 날 기자들에게 “협업을 포함해 지금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그 외 가능성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고 있으나 결정된 것은 없으며 공식으로 발표할 사실도 없다”며 말을 아꼈다.
앞서 혼다와 닛산은 올해 3월부터 협업을 위한 검토를 시작한 이후 8월부터는 포괄적인 업무제휴를 통해 자동차 소프트웨어, 부품 공통화 등을 협의해 왔다.
이 과정에서 미쓰비시도 양사 협력에 합류해 협업할 방침을 시사해왔다.
이와 같은 일본 업체들의 협력 방안 모색은 최근 미국의 테슬라와 중국의 BYD 등 신흥 세력들의 이유 있는 질주를 막기 위해 서로의 기술 공유를 통한 경쟁력 제고에 나서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혼다는 연비 성능이 높은 독자적인 하이브리드차 전용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닛산은 세계 최초 양산 전기차를 출시한 바 있다.
그러나 가격 경쟁력도 갖췄을 뿐 아니라 기술력마저 높아진 중국 업체들에게 밀려 중국과 동남아시아, 그리고 미국에서마저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 같은 방책을 내놓았다.
실제로 올해 1~11월 중국에서의 판매대수는 혼다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0.7% 감소했으며, 닛산은 10.5%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경영 부진으로 닛산은 결국 지난 11월 세계 생산 능력을 20% 줄였다. 전체의 약 10%에 해당하는 9000명의 직원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정리해고 정책이 급선무가 됐다.
이날 NHK는 “전기차 등의 분야에서 해외 신흥업체가 앞서는 가운데 경영통합을 통해 거액의 투자를 분담하는 한편 양사의 기술을 도입함으로써 경쟁력을 높이는 목적이 있다(競争力を高めるねらいがある)고 볼 수 있다”고 짚었다.
닛케이도 “닛산이 재건을 위해 혼다와 관계를 강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한 듯 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