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아파트 전경. [사진=뉴스1]
[시티타임스=서울] 최근 부동산시장 전반에서 관망세가 짙어진 가운데, '무풍지대' 강남구도 급격히 저조해진 시장 분위기를 피해 가지 못하는 모양새다.
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강남구 도곡동 도곡쌍용예가 전용면적 107.53㎡(약 40평) 11층집은 이달 3일 14억원에 중개거래됐다.
단지는 2015년 준공된 총 5개동 384가구 규모로 선호 주거지임에도, 2021년 8월 전고점 23억4000만원(7층) 대비 40% 하락한 것이다. 올해 8월만 해도 해당 단지에선 1층집이 22억원에 팔린 바 있다.
재건축 단지도 예외는 아니다. 2~3년 전 폭등기엔 매맷값 30억원도 바라보던 도곡삼익은 지난달 대지지분 높은 전용 153.71㎡(약 50평) 6층집이 21억7000만원에 매매됐다.
단지는 준공연한 40년을 넘긴 용적률 177%의 2개동 247가구 인기 투자처로, 2021년 10월엔 동일평형이 22% 높은 최고 27억9000만원(12층)에 거래됐다.
올해 초 정부의 대대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에 따른 기대감으로 반등한 부동산 시장이 고금리 장기화 전망에 꺾인 분위기를 반영한다는 평가다.
특히 도곡동 삼성래미안은 전용 122㎡(약 48평)가 지난 9월 1일엔 32억1500만원(13층)에 팔린 뒤 한 달 만인 10월 14일 28억원(7층)으로 12% 하락했다.
두 거래 모두 강남구 소재 중개사가 신고한 정상 거래로 확인된다. 단지는 2001년 준공한 총 10개동 732가구 대단지로, 초·중·고교 모두 '대표 학군지'로 꼽힌다.
도곡동뿐만 아니라 수서, 자곡, 일원 등으로 범위를 넓히면 강남구 하락 거래는 더 많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이뤄진 강남구 아파트 매매 거래 45건 중 35건이 하락 거래다.
재건축 연한이 도래한 수서동 까치마을(1993년 준공, 7개동 1404가구)은 전용 39㎡(약 17평)가 지난달 9억3000만원(11층)에 매매돼 '10억선'이 깨졌다.
입주 8년 차 1339가구 단지 강남자곡힐스테이트에선 20% 이상 하락한 거래가 지난달 중순에만 2건 나왔다. 전용 84㎡(36평)가 11억9500만원(9층), 51㎡(22평) 8억9800만원(4층)에 각각 매매된 것이다. 두 평형은 2022년 각 15억9000만원(7층), 11억8000만원(11층)에 거래돼 최고가를 기록한 바 있다.
거래량도 감소세다. 서울 부동산 정보광장에 따르면 강남구 아파트 거래는 작년 말부터 올해 1월까지 두 자릿수에 그쳤지만 1·3 부동산 대책 등으로 시장이 본격 고무된 2월 184건부터, 3월 181건, 4월 189건 순으로 올랐다.
이어 5월 262건에서 8월 266건으로 넉 달간 200건대를 유지하다 9월 194건으로 꺾였다. 10월 거래량은 이달 30일 집계 완료되지만 이날 기준 82건으로 100건에도 못 미치고 있다.
도곡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이번에 집값이 30억 가까이 오르는 걸 본 매도자는 버티면 결국 오른다는 걸 확인했고, 매수자는 시세보다 낮은 가격 문의만 많아 거래가 잘되지 않는 상황"이라면서 "가격 하락이든 상승이든 변화를 가져오는 이벤트가 없는 한 지금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