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비어가르텐(사진:unsplash)
[시티타임스=독일/유럽] '맥주의 나라' 독일에서 술의 인기가 떨어지면서 새로운 비즈니스로 돈을 벌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맥주 축제, 독일 옥토버페스트 맥주 축제가 열리는 뮌헨에서 최초의 무알코올 '비어 가르텐(비어 가든)', 즉 야외 맥주펍이 18일(현지시간) 문을 연다고 전날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이는 독일에서 맥주 소비 습관이 바뀌고 폭음에 대한 불만이 커진 가운데 나왔다.
특히 젊은 세대의 건강 의식이 높아짐에 따라 독일에서 알코올 소비가 감소하는 추세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가디언에 따르면 독일의 맥주 음용률은 1990년대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인당 평균 맥주 소비량이 연간 88리터로 독일은 이제 이웃 국가인 체코, 오스트리아, 폴란드에 뒤처지고 있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독일의 맥주 판매량은 4.2% 감소했다.
이는 코로나 봉쇄령이 종료된 후 전년도에 소폭 상승한 결과이지만, 가장 최근의 수치는 더 긴 추세를 확인시켜 준다. 작년 매출은 2013년보다 11.3%, 1993년보다 25.3% 줄었다.
술에서 멀어지려는 움직임은 독일을 넘어 범유럽 차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데이터에 따르면 유럽은 다른 지역에 비해 1인당 알코올 소비량이 가장 높지만, 이 수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10년 이후 총 9.8% 줄었다.
이러한 변화로 일부 오래된 독일 양조장들은 생존을 위협받고 있으며, 다른 양조장들은 칼로리가 낮고 숙취가 없는 뛰어난 맛을 선보이며 무알코올 맥주로 전환하고 있다.
영어로 '더 제로'라는 뜻이 담긴 '디 눌(Die Null)'이라는 이름의 비어 가든은 뮌헨 중앙역과 칼 슈투첼 광장의 구 식물원 옆에 위치해 있다.
독일 내 주류 수요 둔화에 부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디 눌은 청량음료와 알코올이 함유되지 않은 칵테일인 목테일, 주스, 물, 무알코올 맥주 등만 판매하기로 했다.
이번에 무알코올 비어 가든을 공동으로 운영하게 될 인근 레스토랑과 호텔, 문화 공연장 운영자들은 맥주 천국이라는 뮌헨의 세계적인 이미지에 걸맞지 않게 공공장소에서 폭음하는 현지인, 관광객으로 인해 오랫동안 불만을 제기해왔다.
뮌헨 시의회는 이 프로젝트가 범죄와 마약 남용의 희생양이 된 지역을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터 라이터 뮌헨 시장은 올해 초 옛 식물원에서 반사회적이고 불법적인 행동을 줄이기 위해 태스크포스를 꾸렸다. 시 공식 웹사이트에 따르면 이미 가시성을 개선하기 위해 초목을 잘라내고 조명을 개선했다. 특히 마약 거래나 수면 장소로 사용되던 벤치와 탁구대도 철거됐다.
무알코올 비어 가르텐의 주최 측이 유치하고 싶어 하는 건 바로 건강을 챙기는 사람들이다.
디 눌의 후원자 중 한 명인 바 오너인 플로리안 쇤호퍼(Florian Schönhofer)는 무알코올 비어 가르텐 개장의 핵심은 술을 완전히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매력적인 대안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 눌의 목표는 퇴근 후 맥주를 마시는 것과 같은 오래된 습관이 사라질 필요가 없고 건강한 대안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대중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쇤호퍼는 주간지 디 차이트(Die Zeit)를 통해 이 계획에 대한 반응이 지금까지는 긍정적이지만 "우리는 아마 적자를 볼 것"이라고 밝혔다.
하룻밤에 맥주 10잔을 마시는 고객은 있지만 과일 주스 10잔을 주문하는 고객은 거의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무알코올 비어 가르텐은 올해 옥토버페스트가 시작되기 일주일 전인 9월 15일까지만 문을 열 예정이다. 매주 수요일부터 토요일, 오후 5시부터 밤 10시까지 운영된다.
야외 시설에서는 방문객들이 직접 음식을 가져와 즐길 수 있으며 밴드, 합창단, 솔로 아티스트, 댄서 등이 참여하는 다양한 문화 행사도 열릴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뉘른베르크의 한 교회 대회에서는 일일 무알코올 비어 가든을 실험했고, 인근 그로세노헤의 한 펍에서는 이미 글루텐과 유당이 없는 메뉴를 선보였으며 최근에는 알코올도 메뉴에서 제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