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하계올림픽이 열릴 프랑스 파리(사진:unsplash)
[시티타임스=독일/유럽] '에어컨 제로' 올림픽 선수촌을 만들겠다는 프랑스 파리시의 계획이 무산되어 친환경 올림픽의 명성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파리 올림픽 선수촌은 친환경적이고 에어컨이 없는 구조로 설계되었지만, 이달 말 선수들이 도착하면 2,500개의 에어컨이 설치될 것이라고 올림픽 주최 측은 1일(현지시간) 밝혔다.
2일 France 24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올림픽 선수촌의 오귀스틴 쩐 반 차우(Augustin Tran Van Chau) 부이사장은 선수들이 머무는 건물에 에어컨이 설치될 것이라고 확인했다.
그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경기나 대회를 앞두고 있는 선수들의 필요한 요구에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밝혔다.
올림픽 선수촌은 각국 대표단이 에어컨을 구매할 수 있도록 카탈로그를 제공했다고 발표했다.
당초 조직위는 선수단 숙소에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고 지열 냉방 시스템을 사용하겠다고 발표했었다.
앞서 지난해 2월, 안 이달고 파리 시장도 "선수들의 편안함을 존중하지만 환경적 측면에서 인류의 생존이 더 중요하다"며 올림픽 선수촌에 에어컨 사용 가능성을 배제한 바 있다.
파리 북부 교외에 위치한 올림픽 선수촌은 친환경 기술로 지어졌으며, 땅속 깊은 곳에서 펌핑한 시원한 물을 사용하는 지열 냉각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총 7,000개의 객실로 이뤄져 있는 선수촌은 이러한 지열 냉방 시스템을 통해 외부 온도보다 최소 6도 낮은 실내 온도를 보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파리가 겪은 여름 폭염이 올해도 이어져 한여름 온도가 40도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일부 올림픽 대표팀은 에어컨 부재로 인한 선수들의 수면 부족을 우려해 왔다.
몇몇 국가 올림픽 대표팀은 프랑스 파리 주최 측에 선수촌에 에어컨을 설치하도록 압력을 가하기도 했다.
결국 조직위는 각 팀이 자비로 이동용 에어컨을 주문해 올림픽이 열리는 기간 동안만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절충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번 조치의 놀라운 점은 에어컨 부재와 관련해 불만을 제기하고 자체 에어컨을 직접 가져오겠다고 한 대표단이 캐나다, 이탈리아, 미국, 영국, 덴마크, 호주, 독일 등 모두 서방 국가라는 점이다. 이들은 모두 올림픽 조직위가 지지하는 지속 가능한 목표에 부합하는 국가들이다.
지난달 워싱턴포스트는 영국, 독일,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 등 부유한 국가의 팀들이 선수들을 위해 에어컨 비용을 지불하겠다고 밝혀, 에어컨을 제공받지 못하는 가난한 국가보다 유리할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