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타임스=미국/북중남미]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세련된 마을이자 고급 주거지인 러시안힐 지역의 한 주택이 시세의 3분의 1도 안되는 가격에 매물로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고 CNBC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지 매체 샌프란시스코 스탠다드는 1924년 지어진 침실 3개짜리 주택이 매물로 나왔다고 소개했다. 이 주택은 이달 초 시세로 180만 달러의 가치가 있지만 현재 48만8천 달러 매각가를 제안한다. 이 집은 102제곱미터 크기로 진입로와 차고, 울타리가 있는 뒷마당을 갖췄으며 총 부지가 303제곱미터에 달한다.
매물이 이처럼 ‘파격 특가’를 내건 것은 독특한 조건 때문이다. 이 집은 새 주인이 2053년까지 입주할 수 없다. 파크노스 부동산의 목록에 적힌 내용에 따르면 이 집은 현재 세입자가 거주하고 있으며, 30년 동안 점유권을 보장 받는다.
세입자는 공과금 외에 한달에 416달러의 임대료를 낸다고 명시되어 있다. 현재의 임대 계약이 꽤 저렴한 가격에 세입자에게 긴 기간의 임대를 보장하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이 매각되면 새로운 소유자가 현재 세입자의 새로운 집주인이 된다.
익히 알려져 있듯, 샌프란시스코 대도시 지역은 미국에서도 주거비가 가장 비싼 곳 중 하나라고 CNBC는 전했다. 5월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분석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와 같은 대도시에서 생활하려면 대부분 미국인 소득의 두 배를 벌어야 한다. 특히 이 러시안힐 평균 주택 가격은 146만8천100달러(20억4200만원)로 지난해에 비해 5.1% 하락했다.
샌프란시스코 스탠다드에 따르면 해당 주택이 이처럼 특이한 조건에 등장한 것은 가족 불화 때문이다. 이 집에는 83세의 산드라 리와 그녀의 딸 셰릴 리(66)가 세입자로 살고 있으며, 산드라의 아들 토드 리가 산드라의 의사에 반해 집을 매각하려고 하고 있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샌드라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 집의 원래 소유주였던 그녀의 계부가 2018년 사망하기 전에 임대 계약서를 작성해 2053년까지 장기로 살 수 있도록 명시했다고 밝혔다.
그녀는 “아들이 2018년의 임대 계약을 몰랐기에 망정이지, 아니었다면 우리가 지금 어디에 살 수 있었을지 모르겠다”며 “아들이 나를 기만하고 배신했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라고 털어놨다.
이 매물의 조건 때문에 부동산업체 목록에는 이 매물을 매수하고 싶다면 변호사와 상당할 것을 강력히 권장한다고 명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