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타임스=한국일반]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2024.5.9/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서울 웬만한 신축 아파트는 매매 엄두를 못 내겠어요. 일부 지역이긴 하지만 분양가 자체가 엄청나게 높게 나오는 지역을 보면 더더욱 그렇고요"(30대 고양시 거주 서울 출퇴근 직장인)
서울 아파트의 평(3.3㎡)당 분양가가 3800만 원대를 찍고, 일부 상급 아파트에서는 올해 들어 평당 1억 원이 넘는 분양 아파트가 나오면서 무주택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 신축 아파트 공급 감소 등의 영향으로 서울 아파트의 분양가가 계속 높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4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민간아파트 분양 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 서울 아파트의 분양가격(공급면적 기준)은 평균 3.3㎡ 당 3884만 1000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26.75%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34평) 아파트를 서울에서 분양받으려면 최소 9억 8868만 원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분양가가 1년 새 급등한 가장 큰 이유로는 코로나19 이후 최근 수년 간 건설 원자재 가격 인상, 고금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악화 등이 꼽힌다. 여기에 더해 전국의 주요 상급지에 건설되는 최고급 아파트들이 분양시장에서 판매가 되면서 다른 지역의 분양가까지 들썩이게 만들고 있다.
올해 들어 서울에서는 3.3㎡ 당 1억 원이 넘는 민간아파트 분양가 단지가 나왔다. 광진구 광장동의 포제스한강은 올해 1월 3.3㎡ 당 1억 3771만 원에 분양됐다. 이전 최고 분양가는 같은 달 3.3㎡당 6831만 원에 분양된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였다. 부산도 상급지로 꼽히는 수영구 민락동 테넌바움294Ⅱ 단지가 3.3㎡ 당 6093만 원에 공급됐다.
전문가들은 상급지에서의 초고가 분양가가 인근 지역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면서 분양가 상승 기조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 서울과 부산 등의 전국 상급지에 공급되는 일명 하이엔드급 아파트들은 고분양가를 감당할 수 있을 만한 수요층을 타겟으로 한 것"이라며 "해당 지역 근처 다른 아파트 단지가 분양될 때 기준이 될 수 있어서 분양가 상승을 불러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위원은 "다만 상급지역이 아니거나 하이엔드급 아파트들이 아니라면 다른 신축 아파트들이 초 고분양가를 내놓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부연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위원은 "초 고분양가 아파트가 팔렸기 때문에 인접지역은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분양가 책정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며 "다른 일반지역도 현재 자잿값, 공사비 상승, 금리 인상 등으로 예전보다는 높은 분양가 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올해 말까지는 그래도 서울의 구축 아파트 중에 급매물 등 물건이 있어서 분양가 상승을 어느 정도 완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내년부터는 신축 공급물량이 부족해지고 전월세 시장도 불안해 분양가 상승 흐름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