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타임스=글로벌일반] 최근 전세계 부자들이 자신들의 부를 조용히 즐기기 위해 저택, 예술품, 자동차 등을 경매 등 공개 시장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구매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고 CNBC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경매 회사와 고급 부동산 중개인들은 부유한 구매자와 판매자들이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개인 판매나 장외 목록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밝혔다. 미술계에서도 공개적인 경매 판매는 감소하는 반면, 신중한 구매자와 판매자들이 비공개로 하는 개인 판매는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경매회사인 소더비, 크리스티, 필립스의 공개 경매 매출은 19% 줄었다. 반면 개인 판매는 소더비에서 4%, 크리스티에서 5% 증가해 두 경매사에서의 매출이 24억 달러에 달했다. CNBC는 2월에 공개 경매가 계속 줄어드는 가운데 크리스티가 헤지펀드 억만장자 켄 그리핀에게 마크 로스코의 그림을 1억 달러 이상에 팔았다고 보도했다.
오래된 고급차인 ‘클래식카’도 가장 비싸고 희귀한 모델들이 개인간에 판매되고 있다. 클래식카 경매회사인 RM 소더비에서 새로 설립한 개인 세일즈 부서 매출이 지난 4년간 4배 이상 늘었다고 이 회사 책임자인 셸비 마이어스가 말했다. 경매나 가격 공개 없이 구매자와 판매자의 정보를 비밀로 부치며 자동차를 중개하는 개인 판매는 이제 이 회사 전체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마이어스는 “사람들이 개인적으로 거래하기를 원하는 트렌드가 존재한다”며 “오늘날에는 신중함이 핵심이며, 이들은 남들 시선을 끌지 않고도 거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요즘은 예술품이나 클래식카가 경매에 나오면 얼마에 팔렸는지가 소셜미디어나 블로그를 통해 널리 퍼진다. 판매자는 소중한 물건이 경매에 나온 사실이 공개되고 얼마에 팔렸는지 알려지는 위험을 감수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마이어스는 “요즘은 누가 경매에서 손해를 보는 것이 소셜미디어에 널리 공개되는데, 이건 아무도 원하지 않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자동차 애호가들이 소규모의 친밀한 그룹이었는데, 이제는 수집가가 자기 차를 공개하면 블로그 등을 통해 퍼져 나가며 누가 소유자인지, 얼마를 지불했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맨해튼, 말리부, 아스펜, 햄튼 등 부자들이 선호하는 지역의 저택 거래 대다수가 비공개 혹은 장외시장에서 이뤄진다. 이런 매물은 부동산 판매 목록 서비스나 공개 웹사이트에 등록되지 않고 일부 중개인과 구매자들 사이에서 조용히 거래된다.
맨해튼 그리니치 빌리지의 한 타운하우스는 장외 거래로 7천250만 달러(약982억원)에 팔렸다. 팜비치의 저택의 장외 시장에서 6천만 달러에 판매됐다. 아스펜 레드마운틴에 있는 패트릭 도비기의 저택은 이 지역에서 최초로 1억 달러 넘는 가격에 팔렸다. 이 집은 억만장자인 스티브 윈과 토마스 피터피에게 팔렸는데 중개인이 구매자와 판매자 모두를 대리한 장외 거래였다.
로스앤젤레스의 더글러스 엘리먼 부동산의 중개인 어니 카스웰은 한 뉴욕의 억만장자가 로스앤젤레스의 부동산을 원해 중동 억만장자 소유의 초대형 저택을 소개해줬다고 말했다. 그는 팜스프링스에서 집 공개를 원하지 않는 유명인 판매자가 내놓은 집을, 역시 집 사진을 온라인에 공개하고 싶지 않다는 억만장자 구매자에게 소개해줬다.
카스웰은 “그들은 도둑이 침실로 가는 방법이나 울타리를 통과하는 방법을 알게 되길 원하지 않는다”며 “결국 기술 탓”이라고 말했다. 그는 500만 달러 미만의 부동산은 구매 가능성이 낮아지고 마케팅을 할 수가 없어서 장외 거래가 적합하지 않다고 말한다. 그러나 2천만 달러 넘는 고급 저택의 경우 잠재적 구매자가 더 적고 대부분 중개인들에게 이미 알려져 있어 장외 거래 계약이 더 매력적이라고 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