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 마린시티. [사진=뉴스1]
[시티타임스=대구/부산/경상] 최근 부산·울산 등 주요 도시의 대장 아파트들이 잇따라 법원 경매에 부쳐졌지만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수도권 경매 시장이 최근 꿈틀대며 봄바람이 부는 것과 달리 지방은 여전히 한겨울에 머물고 있다.
14일 대법원 경매 정보에 따르면 지난 7일 첫 매각이 진행된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아이파크 157.51㎡(47.65평·4층) 물건은 입찰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유찰됐다.
해당 물건의 감정가격은 16억 8500만 원으로 권리상 하자가 없는 깨끗한 물건이다. 특히 현재 시세(22억~25억 원) 대비 최대 8억 원 이상 저렴한 가격임에도 아무도 입찰에 응하지 않은 셈이다.
같은 날 입찰에 부쳐진 부산 해운대구 우동 해운대두산위브더제니스 104.49㎡(31.61평·27층) 역시 유찰되면서 내달 2회차 입찰이 진행될 예정이다. 해당 물건의 감정가격은 12억 6000만 원으로, 층과 향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최근 시세는 최저 12억 원에서 16억 원을 형성하고 있다.
남구 용호동 오륙도에스케이뷰아파트 174.11㎡ (52.67평·2층) 물건도 2차례 유찰되면서 최초 감정가 대비 64%(6억 4960만 원)까지 가격이 떨어진 상태다. 해당 물건은 현재 보증금 2억 원의 임차인이 살고 있지만, 대항력이 없어 명도 부담도 없다.
울산에서는 남구 신정동 문수로아이파크 134.4㎡(40.65평·17층) 물건이 1회 유찰되면서 최초 감정가(14억 원) 대비 70%(9억 8000만 원) 가격에 새 집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 지역 경매 입찰장에 이처럼 찬 바람이 부는 이유는 지역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2022년 6월 셋째주(20일 기준) 하락 전환한 부산 아파트 가격은 최근까지도 하락을 면치 못하면서 2년째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울산은 지난해 12월 셋째주(18일 기준) 하락 전환한 이래 하락·보합을 오가며 침체장이 지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들 지역의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격 비율)도 일제히 하락세다.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부산의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77.8%로 전월 대비 5.1%p(포인트) 하락해 한 달 만에 다시 80% 선을 밑돌았다. 울산 역시 전월 대비 2.4%p 하락한 87.2%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