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타임스=한국일반]
서울 송파구 둔촌주공 재건축 건설현장. 2024.2.21/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1만 2032가구 규모의 '미니 신도시급'의 전세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인근의 전셋값보다 한참 낮은 가격에 공급이 이뤄지며, 전셋값이 출렁이고 있다. 인근의 송파구에선 국민평형인 84㎡의 전세 매물 호가가 10억 원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면적 84㎡의 전세 호가가 9억 9000만 원으로 내렸다. 실거래가는 10억 원 중반에서 11억 원에 달한다.
전세 호가가 10억 원 아래로 떨어진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가장 최근인 2월에 9억 7000만 원에 계약이 체결된 적 있지만, 이는 갱신 계약으로 신규 계약이 아니다. 신규 계약으로 10억 원을 하회하는 금액에 거래된 건 지난해 11월이 마지막이다.
잠실동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사실상 10억 원이 마지노선으로 통한다"며 "다만 최근에는 급한 집주인이 10억 원에서 1000만 원 내려 9억 원대로 맞추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전셋값이 상승하는 와중에도 오히려 호가를 낮춘 것인데, 이에 대해선 미니 신도시급인 올림픽파크포레온(1만 2032가구)에서 대규모 전세 매물이 풀린 영향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현재 쌓여 있는 전세 물량만 1231가구에 이르는데, 이곳의 전용 84㎡ 전세 호가는 6억 9000만 원까지 떨어졌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인근에서 입주 물량도 상당히 많다 보니까 전셋값이 주춤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나 전셋값이 계속 상승하면서 저항감도 생겨났다"고 말했다.
다만 전셋값 상승의 지속 여부를 두고는 전문가들 사이 의견이 다소 엇갈린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전셋값은 지역성을 가진다. 인근 지역에 공급이 많이 이뤄지니 일시적으로 가격이 하락한 것"이라며 "이를 두고 전세시장이 이제 진정될 것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정체나 보합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있다. 송승현 대표는 "전셋값이 언제까지고 상승하긴 어렵다"며 "결국 전셋값에 대한 피로도가 누적되고 있는데, 상승세는 완만해지거나 정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