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픽사베이
[더스탁=김동진 기자] 전 산업 분야에서 인공지능(AI) 혁명이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의료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의료 진단과 신약 개발, 헬스케어 등의 의료 분야에 AI 기술이 적극 도입되고 있다. AI 기반의 의료 솔루션은 다양한 질환을 조기 진단해 의료비 부담을 낮추고 부족한 의료인력을 보완해줄 뿐 아니라 신약개발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도 크게 절감시켜주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프리시던스리서치’에 따르면, 헬스케어 분야에서 생성형 AI의 시장규모는 2022년 10억7000만달러 수준에서 오는 2032년엔 217억 4000만달러(약 29조원)로 20배 가량 확대될 전망이다.
이같은 긍정적 전망에 따라 이미 해외에선 글로벌 제약회사와 바이오 스타트업은 물론 빅테크까지 의료AI 분야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국내에서도 제이엘케이와 뷰노, 루닛, 셀바스헬스케어, 딥노이드, 셀바스AI 등의 의료AI 기업들이 지난해 주가가 크게 뛰면서 큰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올해도 연초부터 의료AI 관련 스타트업들이 잇따라 투자유치에 성공하면서 사업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난임 AI 솔루션 업체인 ‘카이헬스(대표 이혜준)’는 이날 IMM인베스트먼트와 SBVA(옛 소프트뱅크벤처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트랜스링크인베스트먼트로부터 프리A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2021년 10월 설립된 카이헬스는 국내 최초로 난임 시술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AI 솔루션(비타 엠프리오)을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난임 부부들이 비타 엠브리오의 도움을 받으면 시험관 시술 과정에서 최상의 배아를 골라 임신률을 높일 수 있다. 국내 및 미국, 말레이시아 20개 이상 병원 데이터를 바탕으로 임신확률이 높은 배아를 선별하는 AI 알고리즘을 개발해 유럽의료기기 인증을 획득했다.
카이헬스는 이번 투자 유치를 계기로 ‘비타 엠브리오’의 글로벌 진출에 집중할 계획이다. 카이헬스는 또한 현재 국내 임상시험을 통해 식약처 의료기기 인증을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난임과 임신, 피임 등 건강한 가족을 만드는 패밀리테크 기업으로 발전할 계획이다.
이번 투자를 주도한 문여정 IMM인베스트먼트 전무는 “출산연령이 높아지고 가족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난임치료 필요성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라며 “카이헬스는 아시아 최초 난임 솔루션 기업으로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확보하고 파트너십을 확장해 나가고 있어 글로벌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투자배경을 설명했다.
AI 기반 약국 자동화 장비 스타트업 ‘메디노드(대표 황선일)’도 이날 엑셀러레이터(AC) 엔슬파트너스와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시드투자를 유치했다.
메디노드는 딥러닝 기술을 토대로 1000종 이상의 알약을 선별하는 AI알약 분류기(제품명 이시스)를 개발하고 있는 업체다. 병원에선 일반적으로 약사가 수작업으로 알약을 분류하는데 한 상급 종합병원의 경우 4명의 약사가 알약을 분류하는데만 하루 약 3시간이 걸린다. 메디노드의 이시스는 알약에 찍힌 고유번호 등을 인식하는 방식으로 한 번에 180여 종류의 알약을 분류할 수 있다. 국내 종합병원 필드테스트 결과 분류 정확도 99.99%였으며, 분류 속도도 경쟁 제품 대비 5배 이상 높았다.
메디노드는 올 상반기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9곳에서 추가 필드 테스트를 거칠 예정이며, 조만간 이시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황선일 메디노프 대표는 “현장 반응이 긍정적인 만큼 필드 테스트가 판매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약국 자동화 장비 시장의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밖에 의료 소프트웨어 및 수술로봇 제조기업 ‘코넥티브(대표 노두현)’도 지난달 30일 DSC인베스트먼트와 스톤브릿지벤처스, 슈미트, 리벤처스(개인투자조합)로부터 40억원 규모의 프리A 투자를 받아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번 투자유치로 코넥티브의 누적투자유치액은 48억원을 기록했다.
노두현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가 2021년 4월 창업한 코넥티브는 관절 분야의 X레이 판독 AI, 수술설계 AI, 수술집도 로봇, 환자 안전관리 SW, 수술 후 관리 SW 등 5종의 제품을 순차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특히 우선 개발된 X레이 판독 AI의 경우 대학병원 전문의가 직접 라벨링한 약 10만장 이상의 데이터를 사용하고 있어 정확도가 높다.
코넥티브는 이번 투자유치를 토대로 수술로봇 개발을 위한 인력을 충원하고, X레이 판독 AI에 대한 의료기기 인허가를 진행할 계획이다. 노두현 코넥티브 대표는 향후 사업계획과 관련 “AI기반 판독보조 소프트웨어 및 차세대 수술로봇으로 인공관절 수술 정확도를 95%까지 끌어올릴 것”이라며 “효율성을 높여 병원과 환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획기적인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