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픽사베이
[더스탁=김동진 기자] 극심한 불황에 시달리던 반도체 업계가 회생조짐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차례로 감산에 나서면서 그동안 재고과잉으로 바닥까지 떨어졌던 반도체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닛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11월 D램 대량 거래가격은 기준품 DDR4형 8GB(기가바이트) 세트제품이 개당 1.65달러 안팎으로 전달보다 11% 올랐다. 이는 2021년 6월 이후 2년 5개월 만에 상승한 것이다.
반도체 시장조사기관 ‘테크인사이츠’에 따르면 내년(2024년) 글로벌 반도체 시장규모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의 가파른 반등에 힘입어 6080억달러로 올해보다 10% 성장할 전망이다.
이같은 반도체 업황 개선 흐름 속에서 최근 뛰어난 기술 잠재력을 지닌 K-반도체 스타트업들이 딥테크, 스케일업스 팁스에 잇따라 선정되며 투자유치와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주목된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차세대 반도체 박막 소재·부품 업체인 ‘반암(대표 한수덕)’은 지난 22일 중소벤처기업부의 민간 투자주도형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 ‘딥테크 팁스(TIPS)’에 선정됐다.
중기부의 ‘딥테크 팁스’는 10대 신산업 분야 유망 스타트업을 선별·육성하기 위해 중기부가 지원하는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민간 투자사가 유망한 스타트업을 발굴해 3억원 이상 투자하면 최대 17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원한다.
2022년 1월 설립된 반암은 고결정성 반도체 박막 제조 원천 기술을 바탕으로 아직 상용화되지 못한 신소재 박막을 개발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반암은 특히 에너지 감응형 반도체 박막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를 시도하고 있으며, 박막 증착에 특화된 도심형 마이크로 파운드리를 사업 모델로 특수 반도체 박막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반암은 앞서 올해 2월 DSC인베스트먼트 자회사인 액셀러레이터(AC) 슈미트와 고려대학교 기술지주회사로부터 7억원 규모의 시드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초저전력 HPC 반도체 설계 팹리스 스타트업 ‘소테리아(대표 김종만)’는 ‘스케일업 팁스’ 투자 프로그램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스케일업 팁스는 급변하는 기술·시장 수요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민간주도 방식의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이다. 민간 운영사(벤처캐피탈+연구개발전문회사 컨소시엄)가 스케일업 단계 유망기업을 발굴해 선 투자하면 정부가 후 매칭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민간 운영사가 10억원 이상 투자하면 정부가 운영사 투자금에 일대일 매칭으로 최대 20억원까지 투자한다. 여기에 3년간 R&D 자금으로 최대 12억원을 지원한다. 민간 운영사와 정부 매칭 투자금을 포함해 R&D 자금까지 최대 52억원을 지원한다.
소테리아는 HPC 가속기 솔루션 전문 팹리스 스타트업으로 국내외 우수한 반도체 설계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다. 소테리아는 2022년부터 해외 HPC 고객의 개발 수주를 받아 초저전력 HPC 가속기 개발에 집중 하고 있다. 소테리아는 특히 액침 냉각 기술을 사용하는 친환경 데이터 센터에 채택된 초저전력 주문형 HPC 가속기 반도체의 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이번 ‘스케일업 팁스’에 선정됐다.
시스템온칩(SOC) 노코드(NOCODE) 디자인 기술 개발업체 ‘잇다반도체(대표 전호연)’도 지난달 초 중기부의 딥테크 팁스에 선정되어 향후 3년간 최대 17억원을 지원받게 됐다.
잇다반도체는 최적화된 반도체 설계 기술과 상위레벨 구조화 능력, 반도체 정보를 추상화 표현할 수 있는 경험, 데이터 기반으로 반도체 설계를 자동화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기술 등을 토대로 SOC설계 기술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국내 반도체 스타트업인 보스반도체와 협업을 진행 중이며, 기술 개발 완료 후 국내 팹리스 및 디자인 하우스에 안정된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잇다반도체는 자사 기술을 사용할 경우 SOC 파워 및 클럭 시스템 설계 기간을 10분의 1 이하로 단축하고 시스템에 따라 파워 절감 효과도 20~50%까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KS:005930) 출신인 전호연 잇다반도체 대표는 “딥테크 팁스 선정으로 잇다반도체가 만들어 가는 SOC설계 기술 혁신이 더 가속화될 수 있다”며 “이 같은 기술 혁신은 반도체 산업 효율성을 높이고 더 많은 회사들이 다양하고 경쟁력있는 SOC를 만들어내는데 바탕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