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픽사베이
[더스탁=김동진 기자] 최근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그 해결책으로 ‘디지털 치료기기(DTx)’가 주목받고 있다.
ADHD는 아동기에 주로 나타나는 장애로 지속적으로 주의력이 부족해 산만하고 과다활동, 충동성을 보이는 상태로 일상 및 학교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최근에는 소아청소년 뿐만 아니라 20대 이상 성인들 중에도 ADHD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ADHD 환자 수는 2018년 6만909명 수준에서 지난해 14만 9272명으로 불과 4년만에 2배 이상 증가했다. 관련 치료제 시장도 급성장 중이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국내 ADHD 치료제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336억원을 기록해 2018년(약 168억원) 대비 2배 커졌다.
이같은 상황에서 국내 스타트업이 개발한 디지털 치료기기가 보조적 치료제로 ADHD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제기됐다. 디지털 치료기기는 알약이나 주사제가 아닌 소프트웨어(SW)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형태의 치료제를 말한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고대안암병원의 조철현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조철현, 손태혜)은 지난달 초 ADHD에서의 디지털치료제 효과를 확인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정신의학 프론티어‘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6~12세 국내 ADHD 환아 27명을 대상으로 기존 약물치료를 유지하면서 4주간 매일 15분씩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에임메드(대표 임진환)’가 개발한 게임 형식의 디지털치료기기 시제품(제품명 NUROW)을 사용토록 했다. 또한 매주 ADHD 척도와 웹 기반 실험과제도구를 이용해 환아의 상태를 측정했고, 종합주의력검사와 아동행동평가 척도테스트 결과의 전후를 비교해 치료제의 효과를 평가했다.
그 결과 ADHD 아동들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이 유의미하게 줄어들었다. 디지털 치료기기 사용을 마친 1개월 뒤에도 효과가 유지됐다.
조철현 교수는 “이번 타당성 연구를 통해 ADHD에 대한 디지털치료제의 보조적인 치료법으로서의 잠재적 효과 가능성이 확인됐다”며 “앞으로 추가적인 개발과 근거 확보를 통해, ADHD 환아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이 되는 결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ADHD 디지털 치료기기 개발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소식도 나오고 있다. 이모티브(대표 민정상)는 지난달 30일 엠와이소셜컴퍼니와 더웰스인베스트먼트,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23억원 규모의 프리A 투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이모티브는 인지모델링의 고유기술과 인공지능, 모바일 게임을 융합한 모바일 앱 형태의 소프트웨어 디지털 치료기기를 개발하는 업체다. 특히 ADHD와 ASD(자폐 스펙트럼 장애) 치료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모티브가 개발한 ‘조이코그(JoyCog)’는 만 6~12세 아동의 인지능력 및 ADHD 가능성을 관리해주는 모바일 앱 형식의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다.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해운대백병원 등의 의료기관과 협업, 실제 의료기관에서 사용하고 있는 진단 툴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인지능력 측정에 이어 인지능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강화 솔루션으로는 아동의 자발적인 참여와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게이미피케이션을 적용했다. 6개월 이상, 주 5회, 매일 25분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이모티브는 올해 초 CES 혁신상과 레드닷 어워드 수상, 범부처 과제 선정 등을 통해 조이코그의 뛰어난 기술력과 혁신성을 입증했으며, 서울대병원·한양대병원과 협업하여 식약처의 확증임상시험 계획승인을 앞두고 있다.
민정상 이모티브 대표는 “전세계적으로 ADHD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모티브의 기술이 더 많은 ADHD 환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시켜 주기를 바란다”며 “치료에 소요되는 장기간의 시간과 비용을 혁신하는 것은 환자와 의료관계자들께 있어서는 기술이나 사업 그 이상 의미가 있다고 확신하며, 이모티브의 기술이 인지측정 및 강화 헬스케어 시장의 새로운 혁신을 만들 수 있도록 끊임없이 도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의 ‘디지털 치료제 산업 동향·전망’에 따르면 글로벌 디지털 치료기기 시장은 2021년 약 32억3000만달러에서 2030년 173억4000만달러(약 22조6000억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