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텀 안산 본사. 회사측 사진제공
[더스탁=김효진 기자] 내달 1일 코스닥 상장 예정인 평판형 트랜스 제조기업 에이텀(대표이사 한택수)이 공모주 일반청약에서 투심을 돌렸다. 수요예측에서 희망밴드 하단에 미달하는 가격에 공모가를 결정하면서 흥행부진을 겪었지만 일반청약에서는 경쟁률이 1500대 1을 돌파했다. 일반 청약경쟁률은 수요예측 경쟁률 보다 10배가 높았다.
공모가 결정 과정에서 가격 메리트가 발생한 데다 공모에서 지지부진했던 2차전지주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상장 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에이텀은 전기차 충전기 시장을 주요 성장동력으로 확보하고 있다.
23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에이텀은 지난 21일부터 22일까지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청약을 실시한 결과 경쟁률이 1622대 1을 기록했다. 일반 공모청약은 전체 공모 물량 65만주의 25%에 해당하는 16만2500주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틀간 총 2억6361만주가 청약 접수됐고, 증거금은 2조3725억원이 모였다.
이는 앞서 수요예측과는 다른 흐름이다.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에는 기관투자자 705곳이 참여했고, 경쟁률이 136.4대 1에 그쳤다. 공모가 희망밴드가 2만3,000~3만원으로 제시된 가운데 기관주문은 대부분 2만3000원 미만 가격에 몰렸다. 이에 따라 공모가는 희망밴드 하단 보다 21.7% 낮은 1만8000원으로 결정됐다.
공모가 추가 할인이 이뤄진데다 지난 18일 상장한 2차전지주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상장 이후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점이 에이텀의 투심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공모가 확정 과정에서 고평가 논란이 일었고, 청약경쟁률이 70대 1에 그쳤다. 아울러 3분기 실적도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상장 이후 예상을 깨고 주가가 급등했다. 에이텀의 청약이 마감된 22일 장중 고가를 기준으로 하면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공모수익률은 200%에 이른다. 개인투자자들이 4일 연속 순매수하며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시장에서 과열양상에 대한 경고가 나오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의 2차전지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꺾이지 않는 모습이다.
에이텀은 2016년 설립된 평판형 트랜스(변압기) 개발 및 제조 기업이다. 평판형 트랜스는 부피, 발열, 성능, 전기적특성(EMI)도에서 우수한 장점이 있다. 에이텀은 기존 권선 코일을 각동선 와이어 및 셀프 본딩 와이어로 적층 압착한 1차 적층 코일과 평판형의 2차 몰딩 코일을 자체 개발했다. 해당 원천기술은 국내를 비롯한 중국, 미국 등에서 특허 등록이 완료돼 20년 이상의 기술 보호가 가능하다. 이를 통해 경쟁 제품과의 기술 격차를 벌리고 시장 내 지배력을 높혀 가고 있다.
에이텀은 트랜스포머 및 관련 솔루션을 제공하는데, 휴대폰 충전기·TV를 거쳐 전기자동차 및 전기차 충전기로 타깃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제품의 용량이 커질수록 제품의 경쟁력은 더욱 올라갈 것이라는 평가다.특히 평판 트랜스는 고효율이 강조되는 전기자동차 시장에 부합하는 제품이라는 게 회사 측의 판단이다. 높은 출력에서도 안정성이 유지되어야 하는 전기자동차 배터리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부피도 작고 발열도 덜 발생하기 때문이다.
에이텀은 전기자동차에 필요한 △OBC 트랜스 △LDC 트랜스 △전기자동차용 SPMS 등을 개발했으며, 내년 상품화를 목표로 테스트 등을 진행 중이다. 아울러 수출을 늘려 외형성장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현재 중국, 대만 등 전자제품 사용률이 높은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신규 거래처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번 IPO 공모자금(117억원)은 기존 휴대용 충전기 및 TV 시장과 더불어 전기자동차(EV)와 전기자동차 충전기 시장 확대 및 제품 고도화를 위한 연구개발과 시설 투자에 활용할 계획이다.
한택수 에이텀 대표는 “IPO를 진행하면서 에이텀의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상장을 계기로 전기자동차 등 회사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안정적으로 구축하는 데 주력해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