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픽사베이
[더스탁= 김동진 기자] 전 세계적으로 K-팝 인기가 높은 가운데, 최근 블록체인 기술을 K-팝 팬덤과 결합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려는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다.
‘블록체인’은 거래정보 데이터를 특정 중앙 서버가 아닌 P2P 네트워크에 참가자들이 공동으로 기록・저장・관리하는 분산장부 기술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탈중앙화와 투명성, 안전성, 비가역성 등의 특징을 지니고 있어 기존 산업 패러다임을 바꿀 새로운 대안기술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콘텐츠 제작과 창작, 배급 및 수익 배분 등의 일련의 과정이 특정 사업자 중심으로 철저히 중앙집권화되어 있다. 이 때문에 팬들의 의사와 창작자의 권리가 쉽게 무시되고, 수익 배분 과정도 불공정성과 불투명성으로 가득차 있어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최근 국내 엔터 스타트업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적극 활용해 팬과 창작자 중심의 새로운 판을 구축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벤처투자 시장에서도 이들의 시도를 주목하며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블록체인 기반 엔터 스타트업인 ‘모드하우스(대표 정병기)’는 지난 14일 국내외 투자사로부터 800만달러(약 104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받아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번 투자유치로 모드하우스의 누적투자유치액은 1200만달러(약 155억원)에 달하게 됐다.
이번 투자는 미국의 웹3.0 전문 벤처캐피탈(VC) 스페르미온의 주도로 진행됐으며, 국내에선 SM컬처파트너스, 라구나인베스트먼트 등이 참여했다. 또한 해외 투자사로는 일본의 글로벌브레인과 싱가포르의 포사이트 벤처스, 미국의 리플렉시브캐피탈, 개인투자자로는 블록체인 업계의 유명 음악 투자자 쿠퍼 털리, 퀀트스탬프 CEO 리차드 마, 플레이코의 CEO 마이클 카터 등이 각각 참여했다.
2021년 11월 설립된 모드하우스는 연예기획사이자 웹3.0 플랫폼 스타트업이다. 모드하우스의 플랫폼 ‘코스모(COSMO)’는 팬들이 아이돌 그룹 운영과 관련된 중요한 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 코스모에서 팬들이 디지털 포토카드를 구매하면 이를 통해 아티스트의 활동에 투표할 수 있는 토큰을 얻을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이 활용된 이 토큰은 블록체인에 온전히 기록돼 투명한 투표를 보장한다.
실제로 모드하우스 소속 아티스트는 팬과의 소통을 넘어 함께 콘텐츠를 제작하며 성장해가고 있다. 모드하우스의 다국적 걸그룹 ‘트리플에스(tripleS)’는 지난 한 해만 5장의 앨범을 발매해 총 17만장 이상을 판매했고, 2023 마마 어워즈(MAMA AWARDS)에서 여자 신인상 부문 후보에 올랐다.
이번 투자를 주도한 댄 패터슨 스페르미온 총괄 파트너는 “이번 투자가 단순히 재정적인 지원을 넘어, 다양한 기회가 열린 몰입형 인터넷과 K-팝의 매력이 융합될 수 있는 좋은 결실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모드하우스는 이번 시리즈A 투자 유치를 통해 코스모 플랫폼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팬들이 아티스트와 연결되고 응원하는 아이돌 그룹의 성장에 적극 기여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예정이다.
정병기 모드하우스 대표는 향후 계획과 관련 “팬들은 아티스트의 재능과 K-팝 트렌드를 알아보며 전문가만큼의 날카로운 통찰력이 있다. 이러한 팬들의 참여는 엔터 산업의 근간이라고 할 만큼 중요한 요소이며, 모드하우스가 한층 진화된 팬 참여 방식을 제시하고자 한다”며 “향후 코스모가 케이팝의 링크드인 또는 킥스타터로 성장해 아티스트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넷마블에프앤씨 자회사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이하 메타버스엔터, 대표 서우원)’의 버추얼 아이돌 그룹 ‘메이브’가 오는 30일 국내외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첫번째 EP 앨범 '왓츠 마이 네임(What's My Name)'을 발매한다.
메타버스엔터가 올 1월 선보인 메이브는 감정의 자유를 찾아 미래에서 온 4명의 아이들이 2023년 지구에 불시착했다는 이색적인 세계관을 내세운 아이돌 그룹이다. 메이브는 특히 자체 메타버스에 팬클럽을 구축하고 활동한다. 이 과정에서 자체 블록체인 메인넷 팬시를 통해 NFT(대체불가능토큰)를 입장권으로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