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탁=김효진 기자] 올해 3분기에는 기관투자자 수요예측과 함께 일반투자자들의 투심도 크게 회복되는 모습이 관측됐다. 증시는 불안정하지만 일반 청약경쟁률이 1년만에 다시 1000대 1을 돌파했고, 올해 분기 중 유일하게 2000대 1을 돌파한 기업도 3곳이 나왔다. 다만 수요예측에서 기관투자자들에게 눈도장을 제대로 받지 못한 기업들의 경우 일반청약에서도 소외되는 흐름이 있었다.
3분기에는 일반 청약 경쟁률 1000대 1을 돌파한 기업이 11곳이었으며, 경쟁률 최고기록은 에이엘티가 차지했다. 분기 총 청약증거금은 66.5조원이 모였고 필에너지에 15조원이 몰렸다.
31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3분기에는 이노시뮬레이션, 필에너지, 센서뷰, 와이랩, 뷰티스킨, 버넥트, 파로스아이바이오, 에이엘티, 시지트로닉스, 엠아이큐브솔루션, 파두,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 코츠테크놀로지, 빅토리콘텐츠, 넥스틸, 스마트레이더시스템, 시큐레터, 인스웨이브시스템즈, 밀리의서재가 차례대로 증시에 입성했다. 스팩과 리츠를 제외하고 19곳이다.
이들 기업의 평균 청약경쟁률은 1167대 1을 기록했다. 분기 경쟁률이 1000대 1로 올라선 것은 1년만이다. 분기 청약경쟁률은 지난해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1087대 1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 하반기에 급락했으며, 올해 2분기까지 1000대 1을 회복하지 못했다. 올해 1분기와 2분기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은 모두 1000대 1 이상을 기록했지만 청약경쟁률은 각각 881대과 889대 1에 그치면서 1000대 1을 하회했다.
하지만 3분기에는 흐름이 달랐다. 특히 에이엘티, 뷰티스킨, 이노시뮬레이션이 각각 2000대 1을 웃돌면서 경쟁률을 견인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2000대 1을 돌파한 기업이 한 곳도 없었고, 2분기에 상장한 시큐센이 1932대 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시큐센의 선전에는 가벼운 몸집과 신규 상장일 주식 변동성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깔려 있었다.
또 3분기에는 수요예측 경쟁률과 함께 청약경쟁률 또한 역대 분기 기준 3번째로 높은 기록을 달성했다. 공모주 이름만 달면 내달렸던 지난 2021년 1분기와 2분기 수요예측과 청약경쟁률은 모두 정점을 찍었다. 이후 올해 3분기에 경쟁률이 다시 회복세를 보이면서 IPO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3분기 최고 경쟁률은 2512대 1을 기록한 반도체 테스트기업 에이엘티가 차지했다. 에이엘티는 3분기뿐만 아니라 올해 가장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수요예측에서 1836대 1로 높은 경쟁률을 받은 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3분기에는 청약경쟁률 1000대 1을 돌파한 기업의 비중도 상반기 보다 높았다. 상장기업 19곳 중 11곳이 1000대 1이상을 기록해 비중이 57.9%에 달했다. 1분기에는 상장기업 16곳 중 절반인 8곳이 1000대 1을 넘겼고, 2분기에는 15곳의 상장기업 중 46.7%인 7곳이 1000대 1을 상회한 것으로 집계됐다.
3분기 총 청약증거금은 66조507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분기 기록 중 최대다. 분기 상장기업의 공모규모가 6858억원으로 1분기(4137억원) 및 2분기(3879억원) 보다 많았고, 2차전지 설비기업 필에너지가 15.7조원의 자금을 모은 덕분이다. 필에너지는 3분기까지 상장 기업 중 가장 많은 증거금을 모았다. 이밖에 5조원 이상의 증거금을 모은 기업으로는 에이엘티, 와이랩, 버넥트가 있었다.
3분기에는 평균 경쟁률이 높았지만, 좋은 흐름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상장기업 수가 늘어나면서 종목별 차별화 모습도 관측됐다. 특히 수요예측과 동조화 현상이 강해지면서 기관투자자들에게 소외된 기업들의 경우 청약에서도 철저하게 외면 받았다. 다만 상장일 이후 흐름은 공모성적과 꼭 비례하지 않은 만큼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부분 기관 수요예측에 의해 공모가가 하단에 형성된 기업에 대해서는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이 더더욱 하락하는 현상을 보이면서 낮은 경쟁률을 보여주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공모에서 큰 관심을 받지 못했던 일부 기업의 경우 이후 주가가 공모가를 크게 웃도는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낮은 경쟁률 종목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