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픽사베이
[더스탁=김동진 기자] 내년 반도체 경기회복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국내 반도체 스타트업계에서 굵직한 투자소식이 쏟아지고 있다.
반도체 시장조사 전문기관 ‘테크인사이츠’가 지난 7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규모는 5520억달러로 전년대비 11% 감소할 전망이다. 반면 내년(2024년)에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의 가파른 반등에 힘입어 6080억달러로 올해보다 10%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전체 반도체 시장규모도 인공지능(AI)과 차량용 반도체, 사물인터넷(IoT) 분야의 성장에 힘입어 오는 2030년 1조달러(약 1330조원)의 초거대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스타트업 투자 위축과 함께 크게 감소했던 반도체 분야 투자도 본격적인 기지개를 켜고 있다. 최근 한달 동안 국내 반도체 설계전문(팹리스) 또는 시스템 반도체 관련 스타업들의 대규모 투자유치 소식이 쏟아졌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차세대 인터페이스 CXL 팹리스 스타트업 ‘파네시아(대표 정명수)’는 지난 15일 시드단계에선 매우 이례적으로 1034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160억원의 거액을 투자받았다. 이번 투자에는 대교인베스트먼트와 SL인베스트먼트,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지앤텍벤처투자, 타임웍스인베스트먼트, 유안타인베스트먼트, 퀀덤벤처스코리아 등이 참여했다.
파네시아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정명수 교수가 창업한 교내창업 스타트업으로 차세대 데이터센터향 인터페이스 기술인 CXL 설계자산(IP), 근·원거리 데이터 처리 가속 솔루션 등을 제공한다.
‘CXL(Compute Express Link)’은 메모리 확장장치와 가속기, 프로세서, 스위치 등 다양한 시스템 장치를 연결하는 인터페이스 기술을 말한다. 메모리 용량 확장 편의성과 효율적인 데이터 처리가 장점으로 꼽힌다.
파네시아는 지난해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유즈닉스 연례회의에 CXL 2.0 기반 풀-시스템 메모리 풀링 프레임워크를 구현한 실장 장치 공개를 시작으로 다양한 솔루션을 내놓고 있다. 올해 5월 CXL 3.0 기술을 활용한 데이터센터향 AI 응용 솔루션을 공개했고, 8월에는 미 산타클라라 ‘플래시 메모리 서밋 2023’에서 다중-레벨 스위치 구조 CXL 3.0 지원장치 등을 선보였다.
정명수 파네시아 대표는 “파네시아는 CXL 3.0 지원을 위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발이 끝나 있어, CXL을 사용하는 기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술 개발을 멈추지 않고 나아 CXL 생태계 확장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시스템 반도체 스타트업 ‘유니컨(대표 김영동)’도 지난 12일 L&S벤처캐피탈과 신용보증기금, 은행권청년창업재단, 티그리스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액셀러레이터,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비디씨엑셀러레이터 등에서 45억원 규모의 프리A를 받았다.
유니컨은 갈수록 빨라지는 데이터 전송속도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초고속 반도체 커넥티비티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유니컨의 초고속 커넥티비티는 반도체회로와 전자기파를 활용해 6Gbps 속도에서도 우수한 신호 품질을 보인다. 지난 2월 솔루션의 엔지니어링 샘플을 출시했으며, 경쟁사 대비 2배 속도, 양방향 통신, 여러 신호통합, 더 좋은 신호품질 등의 장점을 보였다.
김영동 유니컨 대표는 “이번 투자를 통해 초고속 커넥티비티의 기술력 및 시장성을 검증받음과 동시에 제품 상용화에 한 발짝 더 다가가게 되어 기쁘다”며 “제품 개발과 상용화에 집중하고, 새로 설립된 중국 법인 활성화를 통해 글로벌 진출에 더욱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시스템 반도체 설계 및 반도체 SW 업체 ‘수퍼게이트(대표 심승필)’도 지난 6일 스틱벤처스와 알바트로스인베스트먼트, 나우IB캐피탈, 신한캐피탈에서 130억원(시리즈B)을 투자받았다.
2018년 설립된 수퍼게이트는 반도체 설계 초기 단계에서 고객과 스펙 협의부터 디자인까지 하는 Level-0 디자인 하우스다. 주요 사업영역은 △무선충전 주문형반도체 △AI 자율주행 시스템반도체 △동형암호 신뢰기반 보안 기술 △고성능 컴퓨팅 시스템반도체 △임베디드 AI 모델링 △시스템반도체 SW 등이다. 수퍼게이트는 또한 ARM 반도체 설계자산(IP)를 활용한 프로세서부터 AI SW, 하드웨어 플랫폼 등의 기술력도 가지고 있다.
이밖에 AI 반도체 스타트업 ‘사피온(대표 류수정)’도 지난달 30일 5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60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사피온은 SK텔레콤·SK하이닉스·SK스퀘어가 공동출자해 세운 AI반도체 팹리스로 AI 반도체 기반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AI 통합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