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빈패스트 유튜브채널]
[더스탁=신미도 기자] 베트남 전기차 제조업체 빈패스트(VinFast Auto Ltd., NASDAQ: VFS)가 지난 15일 스팩(SPAC)회사 블랙 스페이드 애퀴지션(Black Spade Acquisition)과의 합병을 통해 나스닥에 상장됐다.
회사의 주가는 거래시작일 22달러에 개장해 37.06달러로 마감, 시초가 대비 68.4% 급등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빈페스트의 시가총액은 850억 달러(한화 114조 785억원)로 평가됐다. 이는 포드(Ford Motor Co)의 시가총액 480억 달러(한화 64조 4,208억원), 제너럴모터스(General Motors Co)의 시가총액 460억 달러(한화 61조 7,366억원)보다 높은 규모다. 상장 이틀째에는 주가가 18%가량 하락하면서 시가총액이 700억달러(한화 93조 7643억원) 수준으로 내려 앉았지만 여전히 GM과 포드의 몸값을 압도하고 있다.
빈패스트는 '베트남의 삼성'이라 불리는 대기업 빈그룹(VinGroup)의 자회사로 2017년 설립됐다.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빈그룹은 지난해 기준 베트남 전체 GDP의 1.1%를 차지할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빈그룹이 빈패스트에 투자한 금액도 총 93억 달러(한화 12조 4,800억원)에 달한다.
든든한 뒷배를 둔 덕분에 빈패스트는 빠른 속도로 시장에 진입할 수 있었다. 2017년 베트남 하이퐁 지역에 첫 자동차 제조 단지를 설립했으며, 이듬해 파리 모터쇼에서 준대형 SUV '럭스(Lux) SA 2.0'과 E세그먼트(Executive Cars, 준대형차) 형태의 세단 '럭스 A 2.0' 모델을 공개했다. 럭스 모델은 유럽의 주요 자동차 시상식 중 하나인 '오토베스트 어워드(AUTOBEST AWARD)'에서 혁신적인 자동차 브랜드에게 수여되는 '뉴 스타(New Star)'를 수상했다.
그로부터 1년 후 빈패스트는 각각 3종의 신규 자동차 모델과 전기 스쿠터 모델을 선보였고 2021년에는 베트남 최초의 전기버스(e-Bus)도 출시했다. 회사는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CES 2022(Consumer Electronics Show)에서 순수 전기차 모델 'VF8' 및 'VF9'를 공개하며 2023년까지 내연기관 차량 생산을 중단하고 순수 전기차로 완전 전환할 것을 발표했다. VF8 및 VF9 모델은 버전에 따라 레벨 2+에서 레벨 4까지의 자율 주행 기능이 장착되며, 스마트 홈,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등 스마트 기능이 포함되어 있다.
지난 3월 빈패스트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9개 매장에서 VF8 차량의 첫 인도가 이루어졌다고 밝혔으며, 지난 7월에는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전기차 공장 기공식을 개최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약 1,800에이커(220만 평) 규모의 공장은 연간 15만 대의 전기차를 생산하도록 설계되었으며, 2025년부터 생산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부터 빈패스트의 CEO를 맡고 있는 레 티 투 투이(Le Thi Thu Thuy)는 2000년부터 2008년까지 리먼 브라더스(Lehman Brothers)에서 부사장으로 재직했다.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한 이후 그녀는 2008년 11월 빈그룹에 최고재무책임자(Chief Financial Officer, CFO)로 합류했으며, 2017년 빈그룹이 자동차 시장에 진출하기로 결정했을 때 베트남 내 자동차 제조 단지 설립을 맡았다. 그녀는 하노이 대외 무역대학(Hanoi Foreign Trade University)에서 경제학 학사 학위를, 일본 국제대학(Japan International University)에서 MBA를 취득했다.
빈패스트의 지난해 매출은 5억 2,400만 달러(한화 7,035억원), 순손실은 21억 1,100만 달러(한화 2조 8,343억원)로 집계됐다. 올해 1분기 매출은 8,350만 달러(한화 1,121억원), 순손실은 5억 9,830만 달러(한화 8,033억원)로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상황이다.
빈패스트의 최고재무책임자 데이비드 맨스필드(David Mansfield)는 로이터통신에 "빈패스트는 현재 많은 전략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를 보유하고 있다"며, "향후 18개월 동안 자본 조달을 공식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