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픽사베이
[더스탁=김동진 기자] 최근 국내에서 바이오 붐이 주춤하고 있지만 항암제 분야의 연구개발 및 투자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에 따르면 2022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은 신약 임상시험은 총 711개였으며, 이 가운데 항암제는 259개(36.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지난해 승인된 항암제 3상 임상의 경우 표적항암제 24개와 면역항암제 13개, 기타 19개 등 총 56개에 달했다.
이같은 항암제 개발 열기에 힘입어 관련 시장은 급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의 ‘항암 시장 종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항암제 시장규모는 2022년 1930억달러에서 연평균 13~16%씩 증가해 오는 2027년 3770억 달러(약 430조원) 수준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항암제 개발 기술력을 보유한 바이오 스타트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면역조절 항암신약 개발업체 ‘아이엠바이오로직스(이하 아이엠바이오, 대표 하경식)’는 지난 24일 KB인베스트먼트와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 CJ인베스트먼트, 케이투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 신한벤처투자를 비롯한 다수의 투자사로부터 2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이로써 아이엠바이오의 누적투자유치액은 370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 8월 설립된 아이엠바이오는 이번 투자유치를 토대로 ‘OX40L/TNF’ 이중항체 ‘IMB-101’의 임상 1상시험 수행과 차세대 IgM 플랫폼기술인 ‘ePENDY’ 기술을 활용한 면역항암제 개발에 더욱 힘을 쏟을 계획이다. IMB-101은 OX40L와 TNF를 이중으로 표적해 염증성 사이토카인과 후천면역 관련 면역세포를 동시에 제어하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용 이중항체 후보물질이다. 아이엠바이오는 지난 달 미국식품의약국(FDA)에 관련 임상 1상 시험계획을 제출한 바 있다.
또한 아이엠바이오의 ePENDY 기술은 결합기가 10개여서 표적 단백질에 강하게 결합할 수 있는 항체 백본(backbone)이다. 기존 방식 대비 체내 반감기를 늘리고 정제공정 용이성을 높였으며, 부작용 위험도 줄였기 때문에 암세포를 직접 표적하거나 혹은 면역세포를 표적해 면역활성을 높이는 작용제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경식 아이엠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재무적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IMB-101의 글로벌 임상결과 확보와 추가 적응증 개발 그리고 후속 면역항암제 파이프라인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표적단백질분해기술(TPD) 기반 신약개발 전문업체 ‘업테라(대표 최시우)’도 같은날 중국 바이오전문 벤처캐피탈(VC) ‘유안바이오 VC’로부터 1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브릿지 투자를 받았다.
2018년 설립된 업테라는 지금까지 누적투자유치액만 530억원을 기록했으며, 대신증권과 대표 주관사 계약을 체결하고,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
업테라의 PLK1 분해 항암신약 파이프라인은 지난해 9월 국가신약개발사업에 선정되어 현재 미 FDA 임상시험 진입을 위한 허가 비임상 연구를 수행 중이다. AURKA 단백질을 분해하는 항암신약 후속 파이프라인도 2023년 국가신약개발사업에 선정됐다. 2개 과제 모두 세포 분열 주기에 관련된 단백질을 타켓하는 항암 신약으로 PLK1 Degrader 연구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AURKA Degrader의 물질 최적화 및 비임상연구를 기존 대비 빠르게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투자를 결정한 제키 첸 유안바이오 VC 대표는 “업테라는 전 세계적으로 TPD 분야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혁신적이고 차별화된 연구개발 능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투자배경을 밝혔다.
한편 인공지능(AI) 기반 신약개발 스타트업 ‘비엔제이바이오파마(이하 비엔제이, 대표 동재준)’는 중기부의 민간투자 주도형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인 팁스(TIPS)에 선정되어 5억원의 개발 지원금을 확보했다. 이 회사는 앞서 지난달 초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AC) ‘빅뱅엔젤스’로부터 시드투자를 받은 바 있다.
비엔제이는 종양 내 다양성 데이터에 기반한 항암 신약 설계 기술을 바탕으로 신약 개발 전략을 도출하여 초기 항암제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표적 항암제의 내성을 타깃으로 하는 2세대, 3세대 항암제 개발은 통상 10년 이상 걸리는데, 비엔제이는 이를 5년 내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투자를 결정한 김태현 빅뱅엔젤스 공동대표는 “AI 신약개발 기술을 가진 국내외 스타트업이 많은데, 비엔제이바이오파마가 개발한 내성 예측 기술은 모든 업체에 원천 기술로 제공하거나 협업할 수 있다. 또한 이미 신약을 개발 하고 있는 있는 글로벌 제약회사들에도 경쟁 약물 대비 강점을 제공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