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탁=김효진 기자] 백신 국산화를 추진하는 큐라티스(대표이사 조관구)가 코스닥 입성 첫날 상한가를 기록했다. 공모에서는 찬바람이 쌩쌩 불었지만, 상장일에는 온기를 맞이했다. 올해 바이오 IPO 중 지아이이노베이션의 전철을 밟은 셈이다.
15일 코스닥에서 주권 거래를 개시한 큐라티스는 시초가 대비 30% 오른 5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시초가는 공모가(4000원) 보다 12.5% 높은 4500원에 형성됐다. 현재 공모기업의 시초가는 오전 8시 30분~9시 사이에 공모가의 90~200% 안에서 호가를 접수 받아 결정되는데, 큐라티스는 이날 매도호가와 매수호가가 합치되는 4500원으로 정해졌다.
다만 이달 26일부터는 이 같은 시초가 결정절차가 없어진다. 금융당국의 IPO 건전성 제고방안에 따라 신규상장 기업의 경우 공모가를 상장일 기준가격으로 사용하게 된다. 아울러 상장일 가격제한폭도 공모가격의 60~400%로 확대된다.
이날 큐라티스는 시초가 형성 후 곧바로 주가가 상승해 오전 10시 15분께 상한가에 안착했다. 공모가 기준 수익률은 46.25% 수준이다.
큐라티스는 앞서 공모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지난 30~31일 진행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는 435곳의 기관이 참여해 관심도가 다른 IPO에 비해 그리 높지는 않았다. 아울러 공모가 희망범위를 6,500~8,000원으로 제시했는데, 밴드 하단 밑으로 수요가 몰린 탓에 공모가를 밴드하단 보다 38.5% 낮은 4000원에 확정했다. 이에 따라 조달금액도 당초 228억~280억원에서 반토막 수준인 140억원으로 축소됐다.
하지만 몸값을 낮춘 덕분에 일반청약에서는 투심이 다소 회복됐다. 일반투자자 경쟁률은 155.80대 1로 수요예측 경쟁률(52.89대 1)의 3배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3월말 코스닥에 입성한 지아이이노베이션과 유사한 흐름이다.
지이아이노베이션은 공모주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두면서 공모가를 희망밴드(1만6000~2만1000원)의 하단보다 18.75% 낮은 1만3000원으로 결정했다. 수요예측 경쟁률도 26.7대 1에 그쳤다. 하지만 공모가를 낮춰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된 덕분에 일반청약에서는 경쟁률이 262.2대 1로 껑충 뛰었다. 이후 코스닥 상장 첫날에는 시초가 수익률과 종가 수익률이 각각 46%와 56%를 기록했다. 당일 장중 고점 기준 공모 수익률은 83%까지 치솟기도 했다.
두 곳 모두 상장일부터 유통가능한 물량은 적잖은 수준이다. 큐라티스는 상장주식 수의 42.77%인 1149만5047주가 상장일부터 유통될 수 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상장 주식 수의 59.8%인 1316만6755주가 상장 직후 유통 가능한 물량으로 분류됐다. 다만 지아이이노베이션의 경우 공모과정에서 오버행 이슈가 부담이 된다면서도 기업가치가 많이 할인됐기 때문에 상장직후 대규모 물량이 출회되기 보다는 관망세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지이아이노베이션은 상장 이후 주가가 줄곧 공모가를 상회하면서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큐리티스도 이 같은 흐름을 이어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큐라티스는 백신 및 면역 질환 치료제 기업으로 2016년 설립됐다. 백신의 독자적인 생산이 가능한 GMP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연구개발에서 상업화까지 신약개발의 전주기를 커버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핵심 파이프라인은 QTP101(성인 및 청소년용 결핵백신)과 QTP104(코로나19백신), QTP102(차세대 결핵백신) 등이 꼽힌다. 그 중 리드파이프라인인 QTP101은 우리가 영유아기 접종받는 BCG를 부스팅하는 결핵백신이다. BCG 백신은 접종 15년 후 효과가 거의 상실되기 때문에 청소년과 성인용 결핵백신 개발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QTP101은 청소년 및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결핵백신으로 큐라티스가 세계 최초의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안전성과 면역반응을 극대화했으며 특히 단 3회 접종만으로 결핵예방이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회사는 이번 공모자금을 QTP101 임상 2b/3상에 집중 투입할 예정이다.
회사관계자는 "QTP101의 품목허가가 완료되면 자체 GMP를 통해 직접 생산 및 품질 관리를 수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정부기관을 통한 공공시장 진출, 국내 제약사와 코프로모션(Co-Promotion) 등 다양화 사업화 방안도 준비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와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44개국에 적극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