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밀리의 서재
[더스탁=김효진 기자] 국내 대표 독서플랫폼 ‘밀리의 서재’(대표이사 서영택)가 상장에 재도전한다. 수요예측 부진으로 상장을 철회한 지 7개월여 만이다. 큰 폭의 실적개선과 함께 최근 공모주 시장의 분위기가 지난해에 비해 다소 회복된 점이 재도전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밀리의 서재는 지난번 상장예비심사 승인 유효기간이 이미 만료된 만큼 예비심사과정부터 다시 밟게 된다.
2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밀리의 서재는 전일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공모 예정 주식 수는 150만주로 상장 예정 주식 수(811만1910주)의 18.5% 수준이다. 상장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 맡고 있다.
밀리의 서재는 지난해 하반기 전자책 서비스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코스닥 상장절차에 나섰다가 고배를 마신 바 있다. 11월 초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진행했는데, 저조한 성적을 거두면서 상장을 철회했다. 당시 공모주 시장이 크게 얼어붙었고, 외형성장에 집중해 온 플랫폼 기업들에 대해 전반적으로 투심이 좋지 못했던 것이 밀리의 서재에도 악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풀이된다. 밀리의 서재는 기업가치가 제대로 평가받기 어려운 환경에서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IPO시장에서 발을 뺐다.
실제 밀리의 서재가 공모를 추진했던 지난해 4분기 공모시장은 빙하기를 맞았다. 3분기까지 평균 900대 1을 웃돌았던 수요예측 경쟁률은 4분기 617대 1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일반투자자들의 심은 더욱 악화됐다. 상반기 1000대 1을 상회했던 청약경쟁률은 3분기 700대 1을 하회하더니 4분기에는 300대 1 밑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올해 IPO시장은 비록 중소형주 위주의 반쪽자리 시장이라는 평가가 있기도 하지만 투자심리가 어느 정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1분기 공모주들의 수요예측 경쟁률은 평균 1000대 1을 웃돌았고, 청약경쟁률은 880대 1 수준까지 올랐다. 여기에 최근 상장 몸값 5000억원에 도전했던 기가비스가 공모 흥행으로 954억원의 딜에 성공하면서 시장여건이 지난해 보다 상당히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실적도 큰 폭으로 개선됐다. 지난해에는 연간 매출 458억원에 영업이익 42억원, 순이익 133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58.9% 증가했으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45억원과 348억원의 적자에서 모두 크게 흑자로 돌아섰다. 밀리의 서재는 지난해 IPO 당시 법인세 차감전 계속사업 손실로 인해 테슬라 (NASDAQ:TSLA) 상장(이익미실현 요건) 방식으로 상장을 추진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수익성을 크게 확보하면서 일반상장 요건을 갖추게 됐다.
2016년 설립된 밀리의 서재는 국내 대표 전자책 서비스 회사다. 전자책 외에도 오디오북과 챗북, 오디오 드라마 등의 다양한 콘텐츠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회사는 설립 이듬해 업계 최초로 구독형 전자책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제시했다. 특히 국내 최다 콘텐츠를 확보한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6월 기준 누적 회원은 약 600만명이며, 보유 콘텐츠 14만권, 파트너 출판사는 1800곳에 이른다.
밀리의 서재는 △업계 최다 콘텐츠 확보, △책을 오디오북, 오디오드라마, 챗북 등 다양한 형태의 멀티미디어 콘텐츠로 제작할 수 있는 IP 플랫폼 보유 △다양한 구독 연령층 및 꾸준한 유료 구독자 유입 등이 주요 경쟁력 등으로 꼽힌다.
밀리의 서재는 상장 후 오리지널 IP 사업을 강화하고, 장르 및 콘텐츠 확보 등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모그룹인 KT그룹과의 시너지 효과를 더욱 높인다는 전략이다. 밀리의 서재는 지난 2021년 지니뮤직에 피인수되면서 KT그룹으로 편입됐으며, 이후 그룹 내 미디어 계열사들과 전방위적인 협업을 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지니뮤직은 지난해 말 기준 38.63%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서영택 밀리의 서재 대표는 "통합적인 독서 콘텐츠 서비스를 선보여 짧은 시간 안에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고 국내 최대 독서 플랫폼 입지를 다지게 됐다"면서 "자체 플랫폼 강화와 오리지널 IP 확보, 신규 사업에 속도를 내는 것은 물론 B2BC와 B2B 사업에도 집중해 더욱 견고한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