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탁=김효진 기자] 고기능성 플라스틱 전문기업 진영(대표이사 심영수)이 6월 초 코스닥에 상장한다. 설립한지 27년만이다. 진영은 친환경 및 고기능성 소재인 ASA를 활용한 데코시트를 처음으로 개발한 회사다. 국내시장뿐만 아니라 수출도 활발해 전체 매출의 40~50%를 해외에서 내고 있다.
현재 가구와 인테리어 부문에서 주로 매출을 내고 있지만, 상장 후에는 가전제품, 건축자재, 반도체, 자동차용 신제품을 상용화해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춘 기능성 플라스틱 업체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수출영토를 넓혀 글로벌 수익기반을 단단히 다지고 플라스틱 리사이클링 사업을 통해 자원 선순환 비즈니스도 추가할 예정이다.
진영은 12일 서울 여의도에서 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스닥 상장 후 성장전략과 비전을 발표했다.
이날 심영수 진영 대표이사는 “핵심사업인 가구 및 인테리어 표면 마감재 부문에서 프리미엄 제품 라인업을 확대해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가전제품과 자동차 내외장재, 건축자재 및 반도체 등 산업용 마감재 신규 시장 진출로 외형 성장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1996년 설립된 진영은 고기능성 플라스틱 전문 기업이다. 심 대표는 코오롱유화에서 7년여간 근무하면서 플라스틱에 대한 지식을 쌓았고 이후 환경호르몬 문제가 있는 PVC를 대체할 표면마감재를 개발하기 위해 진영을 창업했다. 당시 7명이던 직원은 친환경 ASA 소재 데코시트 전문기업으로 성장한 현재 80명으로 늘었다.
현재 데코시트, 엣지밴드, 가전용 내외장재를 생산하고 있으며, 지난해 실적 기준 매출비중은 데코시트 70%, 엣지밴드 20%가량이다. 데코시트와 엣지밴드는 가구나 섀시, 도어, 몰딩 등 인테리어 마감의 필수제품이다. 내구성과 방수성이 뛰어나고 다양한 시각적 효과를 나타낼 수 있어 현장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진영은 특히 친환경 및 고기능성 ASA 수지를 활용한 시트 오버레이 제품을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해 본격적인 성장기반을 마련했다. 이 제품은 플라스틱 압출성형 기술을 보유한 회사가 세계 ASA Resin시장 점유율 1위인 LG화학과 협업해 2014년 시장에 처음으로 선보인 것이다.
과거 인테리어 마감재 분야는 단단하고 가벼운 PVC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지만, 환경규제 등으로 PET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진영이 만든 ASA기반 제품은 고내후성, 고내열성, 친환경성, 재활용 가능성을 강점으로 PET의 대체자 자리를 노리고 있다. 실제 ASA 소재 기반 제품은 국내시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도 연착륙한 상태다. 최근 5년새 수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40~50% 수준으로 올라선 것도 ASA 제품 덕분이다.
국내외 가구 표면재 부문에서 안정적인 시장을 확보한 진영은 ASA 소재와 기술력을 기반으로 향후 다양한 분야로 전방시장을 확장하고 매출원을 다각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가전제품 내장재의 수출을 확대하는 한편 건축자재, 자동차 외장재, 산업용 마감재까지 사업의 보폭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현재 진영은 가구 및 인테리어 분야 외에도 냉장고의 내장재, 에어컨의 표면재용으로 가전 부문의 레퍼런스를 쌓고 있다. 작년 기준 가전용 내장재의 매출은 전체 대비 7.1%로 2021년 대비 2.5%p 증가했다. 여기에 건축자재, 자동차와 반도체 등 시장성 높은 산업에 적용 가능한 특수 기능성 신제품 개발에도 역량을 쏟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제품은 외부 단열재로 널리 사용되는 단열페인트를 대체할 단열필름, 자동차 도어에 적용하는 포케톤시트, 대전방지필름 등이다.
높은 냉난방 효율로 탄소저감, 비용절감 등을 기대하고 있는 단열 필름은 국내 대표 강판 제조기업과 손잡고 개발하고 있다. 회사 측은 “테스트 결과 기존 제품 대비 열 차단 효과는 약 7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1차 시제품에 대한 개선사항을 반영해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도어에 적용하는 포케톤시트는 차량 무게를 줄이고 연비를 높일 수 있는 아이템이다. 생산공정의 난이도가 높아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회사가 드문데다 친환경 자동차를 중심으로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고객사와 함께 양산성 평가를 진행 중이다. 대전방지필름은 PCB나 반도체 등 전자 관련 부품을 포장할 때 사용되는 제품이다. 진영의 제품은 안정적인 대전 승수와 기존 제품 대비 높은 제품 수명이 강점이다. 소모품이어서 시장진입에 성공한다면 지속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해줄 것으로 보고 있다.
친환경과 지속가능성은 기업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화두다. 지난해 12월부터 순환경제사회 전환에 대한 촉진법이 시행되면서 기업들의 관심도 더 커지고 있다. 진영은 플라스틱 가공기술을 기반으로 한 재활용 사업 등 탄소저감 및 자원 선순환 비즈니스를 준비하고 있다. 앞서 정부 과제를 기반으로 제품 생산시 발생하는 플라스틱을 별도로 수거, 용융 후 팰릿으로 재활용하는 프로세스를 확보했다. 현재는 재활용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단계에 진입했다.
매출처를 확대하기 위해 글로벌 마케팅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미 인지도를 확보한 중국시장에서는 프리미엄 브랜딩 전략으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또 매출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수출처도 다변화한다. 현재 중국 외에도 유럽 및 동남아시아, 인도, 중동 지역에서 비즈니스 파트너와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진영은 최근 3년간 연평균 성장률(CAGR)이 매출액 26%, 영업이익 58%를 기록하면서 안정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에는 매출액 481억원, 영업이익 64억원으로 부침이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한 봉쇄조치 등으로 수출에 다소 어려움이 있었으나 올해는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진영은 이번에 425만주를 모집한다. 공모가 희망범위는 3600~4200원으로 공모규모는 153억~179억원이다. 최상단 기준 시가총액은 718억원 수준이다. 오는 16일과 17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해 공모가를 확정한 후 22일과 23일 청약을 받는다. 하이투자증권이 대표 주관을 맡고 있다.
공모 자금은 공장 부지 매입과 시설 투자, 연구개발 및 운영자금으로 활용한다. 기존 공장을 이전해 운영 효율을 개선하고 일부는 차입금 상환에 투입해 재무건전성을 높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