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탁=김효진 기자] 수요예측에서 올해 경쟁률 2위로 기세를 과시했던 마이크로투나노(대표이사 황규호)가 청약에서도 높은 관심을 받았다. 경쟁률이 1637대 1을 기록했는데, 올해 상장기업 중 1600대 1을 웃돈 기업은 3곳에 불과하다. 마이크로투나노는 이달 26일 코스닥 시장에서 거래를 개시할 예정이다.
18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로투나노는 코스닥 상장을 위해 현재 100만주를 공모 중이다. 이 중 25%인 25만주를 일반투자자에 배정했다. 지난 17~18일 이틀간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한 결과 경쟁률이 1636.63대1을 기록했다. 청약은 총 4억915만6320주가 접수됐으며, 증거금은 3조1709억원가량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마이크로투나노의 청약경쟁률은 올해 IPO기업 중 높은 수준에 해당한다. 현재까지 일반기업 17곳이 IPO 청약을 마무리한 가운데 경쟁률이 1600대 1을 초과한 것은 3곳뿐이다. 올해 1분기 시장을 견인한 프리미엄 유아가구 기업 꿈비가 1,701.62대 1을 기록했고, 탈모 관리 및 치료에서 토털솔루션을 구축한 이노진이 1,643.88대 1로 그 뒤를 이었다.
마이크로투나노가 청약에서 선전한 것은 앞서 수요예측에서 기관투자자들의 투심을 잡은 영향이 크다. 지난 10~11일 진행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는 국내외 총 1815곳이 참여해 경쟁률이 1717대 1을 나타냈다. 참여기관 수나 수요예측 경쟁률 모두 올해 나노팀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기록이다. 그 결과 최종 공모가는 희망밴드 최상단인 1만5500원으로 확정됐다.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삼성전자가 감산을 발표한 이후 반도체 섹터가 다소 회복세를 보인 점이 투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마이크로투나노는 고성능 제품라인업에 대한 양산 모멘텀을 확보한 상태다.
2000년 설립된 마이크로투나노는 MEMS(Micro Electro Mechanical Systems) 기술력을 기반으로 반도체 프로브 카드를 생산하고 있는 업체다. MEMS는 초소형 칩과 초정밀 센서를 제작할 수 있는 핵심기반 기술이다. 자율주행, 통신, 에너지, 의료 및 헬스케어, 계측, 안전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
마이크로투나노는 우선 반도체 분야를 주력시장으로 설정해 사업을 영위 중이다. 낸드플래시용 프로브카드를 주요 고객사인 SK하이닉스에 15년간 공급하면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축적된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중국 시장 진출에도 드라이브를 걸었다. 중국 시장은 반도체 고집적화에 따라 MEMS 기반의 프로브카드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회사는 중국 현지 합작사를 통해 낸드플래시용 프로브카드를 우선 공급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고성능 프로브카드 시장 진입도 앞두고 있다. 고객사의 니즈에 대응하기 위해 D램 EDS용 프로브카드 국산화를 추진 중이고, 국내 반도체 제조사들의 비메모리 투자 확대에 따라 CIS용 프로브카드도 개발을 완료했다. CIS용 프로브카드는 올해 2분기 글로벌 고객사에 납품이 예정돼 있다. 여기에 회사는 자율주행 및 의료기기 분야로 제품 라인업을 확대 중이다.
황규호 마이크로투나노 대표이사는 “이제까지는 기술력 강화 등 내실을 다지는데 많은 에너지를 쏟았다면 지금부터는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설 차례”라며, “D램 반도체 검사 부품의 국산화를 넘어서 다양한 산업에 MEMS 기술을 접목시키는 글로벌 MEMS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마이크로투나노는 증거금 납입 및 환불을 거쳐 오는 26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공모자금은 신규 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생산설비 확충과 핵심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