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2만2000원의 자람테크놀로지 주가는 장중 6만원을 넘기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사진=구글
[더스탁=김태영 기자] 통신산업은 IoT(사물인터넷)과 자율주행, AI(인공지능), 스마트팩토리 등 4차 산업 성장과 더불어 가속화되고 있다. 그러나 4차산업의 필수 요소인 5G 통신망 실구축률은 2022년 5월 기준 4.46%에 불과해 대규모 잠재시장이 존재한다.
실제로 통신반도체는 전체 반도체 시장 비중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팹리스 매출액 1위와 3위, 4위는 모두 통신반도체 설계 기업이다. 팹리스는 제조설비를 뜻하는 패브리케이션(fabrication)과 리스(less)가 결합된 것으로 반도체 설계가 전문화되어 있는 회사를 말한다. 글로벌 팹리스 시장을 포함해 2030년 통신반도체 시장규모는 3,400억 달러(약 480조원)에 이르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달 7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통신반도체 설계 팹리스 기업 자람테크놀로지(389020)의 주가는 연일 고공행진중이다. 공모가는 2만2000원의 이 회사 주가는 현재 100% 이상 상승해 거래되고 있으며 상장 후 장중 최고가는 6만원을 훌쩍 뛰어 넘기도 했다.
통신반도체 샘플. 사진=자람테크놀로지
# 통신반도체 핵심 기술 보유 ... 국내 첫 5G 통신반도체 개발 및 상용화 = 자람테크놀로지의 주요제품은 통신반도체(XGSPON 칩)과 XGSPON칩을 광부품과 결합한 XGSPON 스틱, 광트랜시버, 기가와이어 등이다. 지난해 기준 매출비중은 광트랜시버가 35.6%, 기가와이어가 30.5%를 차지하고 있다. 광트랜시버는 광신호와 전기신호를 변환시키는 통신용 핵심 부품이다. 기가와이어는 전화선 및 동축케이블을 통해 초고속 데이터 전송을 가능하게 하는 장비다.
통신기술의 세대가 진화할수록 전파가 닿는 거리는 짧아지면서 같은 지역 커버를 위해 더 많은 기지국이 필요하게 됐다. 이에 따라 스몰셀(초소형 기지국 장비의 일종) 투자도 본격화됐다.
특히 기지국과 코어망을 광케이블로 연결하는데에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필요하다. 때문에 통신 장비 기업들은 1:1 연결이 아닌 1:N 연결을 위한 PON(Passive Optical Network) 기술을 개발했다. PON 기술을 사용하면 인프라 구축 비용 절감은 물론이고 데이터 송수신의 효율성도 극대화할 수 있다. 이와 같은 PON 기술을 기가비트(bps) 급의 높은 속도로 구현한 것을 GPON(기가비트 수동형 광네트워크)이라고 한다.
자람테크놀로지의 XGSPON칩과 XGSPON스틱이 GPON 반도체다. 이 회사는 5G 통신용반도체인 XGSPON SoC(System on Chip)를 국내 최초로 개발하고 상용화에도 성공했다. PON반도체인 XGPON은 1:N 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통신반도체다. 유럽의 NOKIA와 중국 화웨이 등 글로벌 통신 장비 업체와의 호환성 검증도 완료됐다.
XGSPON 스틱은 광부품 일체형 착탈식 제품으로 유지보수가 더 쉽다. 글로벌 초고속 인터넷 시장과 5G 연결에 사용되는 핵심 부품이다. 글로벌 통신장비업체인 NOKIA와 ODM 공급계약을 체결했으며, 일본 5G 사업자 라쿠텐 망에 적용되어 세계 첫 상용화도 성공했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현재 장비 호환성 시험과 시범 서비스가 진행되고 있다.
# 핵심 기술 보유… “국내 최초, 세계 최고 성능 시스템 반도체 양산” = 자람테크놀로지는 프로세서 자체 설계 능력인 CPU설계 기술과 분산처리 기술, 저전력 반도체 설계 기술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 기술 덕에 고객사가 원하는 효율성과 원가, 호환성등을 반영해 맞춤형 칩 설계가 가능하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또한 국제 표준과 초전력 설계, 고정밀 타이밍 프로토콜, 실시간 운영 소프트웨어 개발 등 차세대 통신산업에 필요한 기술도 갖췄다. 회사측은 이 같은 기술을 바탕으로 2020년 말 세계 최초로 1:N 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양산형 통신반도체 제품을 출시했다. 5G 스펙에 맞게 업로드와 다운로드 모두 10기가 속도를 구현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회사는 KT, SKT, SKB 등 국내외 주요 통신사와 NOKIA, 에릭슨, 화웨이 등 해외 메이저 통신장비 기업들을 주요 고객사로 보유하고 있다. 2022년 기준 해외 매출은 88억4,800만원, 국내 매출은 72억7천만원을 기록했다.
# GPON 시장, 매년 5억개 이상의 수요… 자람테크놀로지, 10기가 칩 개발 완료 = 시장조사기관인 마켓앤마켓(Markets and Markets)에 따르면 GPON 시장은 매년 5억개 이상의 수요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 중 2세대인 10기가급 비중은 연평균 15%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람테크놀로지는 5G 스몰셀이나 유선 인터넷망의 가입자단 장비에 사용되는 10기가 속도의 통신칩 개발을 완료했으며, 지난 1~2년간 다수의 업체와 테스트를 진행했다. 2021년 100여개에 불과했던 샘플 출하량도 올해 2월 3,000개 이상까지 증가했다.
FS리서치 황세환 연구원은 “당장 수주 여부를 떠나서 5G용 스몰셀이나 10기가 인터넷망의 필요성은 데이터 수요 증가에 따라 필연적”이라며 “경쟁사 대비 칩 경쟁력이 높다면 중장기적으로 수주잔고가 증가하는 것은 분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