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인프라 상장일 주가 차트. 이미지=네이버금융
[더스탁=김효진 기자] 임상 CRO(임상시험수탁기관)기업 바이오인프라가 상장 첫날 극심한 변동성에 노출됐다. 장 초반 ‘따상’을 찍었던 주가는 이후 매물이 출회되면서 곧바로 하한가를 찍는 등 롤러코스터를 제대로 탔다. 다만 종가 기준 공모 수익률은 40%에 달한다. 시초가를 공모가의 2배 가격으로 결정한 덕분이다.
바이오섹터로는 오랜 만에 공모과정에서 좋은 성적표를 받은데다 올해 섹터를 막론하고 중소형 공모주에 대한 시장 분위기가 우호적이어서 바이오인프라의 상장 후 주가흐름에도 관심이 쏠린 상황이었다. 다만 첫날 등락폭이 매우 큰데다 하한가로 마무리하면서 바이오섹터에 대한 투자심리는 여전히 불안정하다는 점을 확인한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인프라는 2일 코스닥 시장에 올라 거래를 개시했으며, 시초가 대비 30% 하락한 2만9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시초가는 공모가격의 2배인 4만2000원에 형성됐다. 주가는 시작과 동시에 가격제한폭까지 치고 올라가 이른바 ‘따상’(시초가를 공모가격의 2배로 형성한 후 상한가)을 터치했다. 하지만 매물이 흘러나오면서 1분여 만에 다시 하한가로 내리꽂았다. 이후 하한가 근처에서 등락을 거듭하다가 결국 하한가로 장을 마쳤다.
투자자별 매매동향을 살펴보면 개인이 171억원어치 매수했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2억원과 140억원가량 순매도 했다. 기타법인도 21억원가량 순매도 포지션을 취했다.
바이오인프라는 지난해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두면서 상장을 한차례 철회했다. 하지만 올해 공모구조를 재조정해 바이오섹터로는 처음으로 공모에 나서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공모금액을 117억~137억원수준으로 줄이면서 상장밸류도 24.9~27.2% 낮추고, 유통물량도 기존 55% 수준에서 31.9%로 큰 폭으로 축소하는 등 시장의 눈높이에 맞췄다. 수요예측에는 1661곳의 기관이 참여했고, 경쟁률은 1595대 1을 나타냈다. 신청수량의 99.06%(가격미제시 9.2% 포함)가 희망밴드(1만8000~2만1000원) 최상단인 2만1000원 이상에 응찰한 결과 공모가도 밴드 최상단 가격으로 확정됐다.
청약에서도 열기는 이어졌다. 증거금이 약 1조 7,655억원이 유입된 결과 경쟁률이 1035대 1을 기록했다. 현재까지 11곳이 상장한 가운데 수요예측과 청약경쟁률이 모두 1000대 1을 돌파한 것은 바이오인프라를 포함해 4곳에 불과했기 때문에 공모과정에서는 투심이 매우 양호했다고 할 수 있다.
아울러 바이오섹터에서는 바이오인프라가 오랜만의 공모흥행을 거둔 것이어서 상장 첫날 주가 흐름에 관심이 더욱 쏠린 측면도 있다. 지난해 바이오 기업들은 상장기업 수도 줄었고, 상장에 성공했더라도 공모가를 밴드하단 이하로 확정했을 정도로 IPO에 애를 먹었다. 연질캡슐 제조기업인 알피바이오만이 이 같은 흐름에서 비껴간 모습이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바이오인프라가 공모에서 오랜만에 기관과 일반투자자들의 투심을 잡은 만큼 상장일에도 기세를 펼 수 있을지 주목됐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극심한 변동성을 연출하면서 장을 마감했다. 여기에는 상장 바이오기업들이 최근 주식시장의 반등 흐름 속에 동조하지 못한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바이오섹터가 지속적인 적자에 허덕이면서 성장주의 극단에 있는 만큼 금리가 안정되고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어야 투심이 회복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다만 바이오인프라는 자체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신약개발을 진행하는 전통적인 의미의 바이오 업체는 아니다. 다수의 제약회사 등에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 제1상 임상시험, 임상/비임상 검체분석 등의 임상 1상에 대한 CRO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회사는 CRO 시장의 성장을 바탕으로 높은 실적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2021년에는 매출액 305억원에 영업이익 74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55.8%와 105.9%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3분기 누적기준 매출액 294억원에 영업이익 62억원을 거뒀다. 이익률도 20%대를 지키면서 업계 대비 매우 높은 수익성을 시현했다.
상장 후에는 미충족 수요가 존재하는 단백질 의약품 분석시장과 신약후보물질 DMPK 스크리닝 분야로 서비스 라인업을 확대하고, 아세안 시장 진출로 성장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