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에니아이 제공
[더스탁=김동진 기자] 로보틱스 기술이 발전하면서 우리 일상생활 곳곳에서 로봇 활용이 증가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외식업 분야에서 로봇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고물가·고금리로 어려운 상황에 인력난까지 겹친 음식점 자영업자들이 인력난을 해결하고 인건비를 절감하기위한 수단으로 로봇 조리사를 속속 도입하고 있어서다. 주방에 로봇 조리사 1대를 도입하면 3명의 인력을 아낄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우리 국민들이 즐겨먹는 대중적인 패스트푸드인 햄버거와 치킨, 돈까스 등은 이미 로봇 조리사 시대가 활짝 열렸다. 이는 다른 품목의 요리로도 확산할 전망이다. 이미 관련 스타트업의 투자유치와 사업확장 소식이 연일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로봇 키친 스타트업인 ‘에니아이(대표 황건필)’는 지난 21일 캡스톤파트너스와 롯데벤처스로부터 40억원 규모의 시드투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2020년 7월 설립된 에니아이는 국내 최초로 햄버거 패티를 굽는 인공지능(AI) 로봇 ‘알파그릴’의 상용화에 성공한 푸드테크 업체다. 에니아이의 ‘알파그릴’은 사전 입력된 온도와 두께에 맞춰 패티 양면을 동시에 구워준다. 시간당 최대 200개의 패티를 조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비전 센서를 이용한 카메라로 패티의 모양, 굽기 정도를 확인할 수 있어 일관된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
국내 수제 버거 프랜차이즈 ‘크라이치즈버거’는 2022년부터 에니아이의 햄버거 패티 조리 로봇 ‘알파 그릴’을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에니아이는 이번 투자를 기반으로 햄버거의 본고장인 미국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한국무역협회, 미국 뉴욕시 브루클린 상공회의소와 협력해 현지 레스토랑에서 실증 기회를 확보했다. 또한 올해 5월 시카고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외식 박람회 NRA에 참가해 판로를 개척할 예정이다.
황건필 에니아이 대표는 이번 투자유치와 관련 “투자 혹한기에도 불구하고 푸드테크 산업에서의 시장성과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기쁘다”며 “국내 주요 햄버거 프랜차이즈들과의 비즈니스 경험을 바탕으로 성공적인 미국 시장 진출을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로봇 키친 업체인 ‘퓨처키친(대표 한상권)’은 지난달 26일 프랜차이즈 본촌치킨 운영사 본촌인터내셔날로부터 전략적 투자(SI)를 유치한 것을 바탕으로 관련 사업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2020년 설립된 퓨처키친은 로봇을 통해 자동으로 음식 주문을 받고 제조까지 완료하는 주방 자동화 플랫폼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으로 특히 닭(치킨)을 조리하는 로봇으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퓨처키친의 로봇은 고객의 주문 수락부터 육계 부위 선택, 치킨 반죽 묻히기, 튀기기까지의 작업을 자동화해 기존 주방에서 3명이 담당했던 부분을 1명으로 절감시켰으며, 시간당 25마리를 치킨을 조리하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자사 치킨브랜드 ‘왓어크리스프’ 이름으로 서울 강남에 2곳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퓨처키친에 투자한 본촌인터내셔날은 2002년 부산 해운대에서 시작한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글로벌로 400개 이상 매장을 운영 중이다. 퓨처키친은 전 세계 본촌치킨 매장에 자사의 로봇을 공급하기위한 기술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한상권 퓨처키친 대표는 “로봇을 통해 주방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면 사람이 하는 반복적이고 위험한 노동을 덜 수 있고, 더욱 다양한 음식 레시피를 확보할 수 있다”며 “현재 치킨 조리 영역에서 쌓은 노하우를 다양한 요리에 접목시켜 주방 자동화 테크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AI 로봇 기반의 푸드테크 스타트업 ‘웨이브라이프스타일테크(이하 웨이브, 대표 김범진)’는 지난해 말 디저트카페 ‘노티드’를 운영하는 외식업체 GFFG에 도넛 튀김 공정 자동화 로봇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웨이브는 앞서 지난해 11월 자체 브랜드 매장 ‘아웃나우’ 성수점을 통해 로봇 조리를 통해 만들어진 돈가스 브랜드 ‘돈까팡팡’을 선보인 바 있다.
웨이브의 로봇은 한정된 공간에서 다양한 메뉴를 동시 조리할 수 있어 50% 이상의 인건비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기존의 조리 로봇들이 대부분 단일 메뉴를 생산하는 것과 달리 웨이브 로봇은 1개 주방에서 한식 양식 중식 패스트푸드를 비롯한 최대 30개 브랜드의 음식을 취급할 수 있다.